작년 집값 이 정도일 줄은…도봉 아파트, 4억대까지 떨어졌다

김하나 2023. 1. 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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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국 아파트값 3.12% 하락 …서울은 2.96%↓
외곽 아파트 중심으로 하락세 두드러져
서울서 용산·종로·서초만 상승
세종, 화성, 광명, 수원 등 줄 하락세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 6개월 만에 23조원 증발
사진=뉴스1

서울 도봉구 도봉동 도봉한신 아파트는 전용 84㎡가 2021년 8월 7억4000만원에 매매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에는 4억5500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실거래가로만 1년 3개월만에 38.5%가 하락했다. 방학동 신동아1단지 역시 전용 70㎡의 매매가가 2021년 6억8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작년 11월에는 5억원으로 26.4% 조정됐다.

도봉구의 아파트값이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외곽에서 아파트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 급격한 금리인상과 경기둔화 우려에 속절없이 집값이 떨어졌다.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시가총액도 후퇴했다. 서울에서만 6개월 만에 23조원이 날아가면서 전국적으로는 51조원의 시가총액이 줄었다.

8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작년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2.96%  하락했다. 구별로는 도봉구가 6.40% 하락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송파구(-5.88%), 노원구(-5.63%), 성북구(-5.58%)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 11개 구는 평균 2.47% 떨어졌지만, 강북 14개 구는 평균 3.52% 하락해 낙폭이 더 컸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이 3.12% 하락한 가운데 서울은 평균치 보다는 나았다. 줄하락세를 보이는 와중에 오른 지역도 있다. 용산·종로·서초구 등 3곳이었다. 용산구는 2.41%가 상승해 지난해 서울 25개구 중 가장 많이 올랐고, 종로구는 1.02%, 서초구는 0.7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값으로는 하락률이 한자리였지만, 개별아파트로 보면 낙폭이 더 가팔랐다. 앞서 도봉구의 아파트 뿐만 아니라 낙폭이 큰 송파·노원 ·성북구는 더욱 그렇다. 아파트 단지들이 몰려 있다보니 상승시기에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에 급격하게 치솟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인접 단지끼리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더 하락속도가 빨라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면적 84㎡의 경우, 2021년 8월 25억3000만원까지 거래가 되기도 했지만 작년 11월에는 16억7000만원까지 하락했다. 1년 3개월 새 10억원 가까이 집값이 빠진 셈이다.

소형이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 상계동 노원 센트럴푸르지오도 마찬가지다. 전용 59㎡는 2021년 12월에 10억1500만원에 달했지만, 작년 11월에는 7억2000만원에 거래돼 1년 만에 29%인 3억원이 하락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8억9000만원(2021년 11월)에서 6억9750만원(2022년 11월)로 하향조정했다.

서울 외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세는 더 심했다.  세종은 11.97% 떨어져 시·도별 하락률에서 가장 큰 폭을 기록했고 동탄신도시가 위치한 화성(-10.63%), 광명(-9.84%), 수원(-8.47%), 양주(-7.41%), 과천(-7.16%), 대구(-7.15%), 대전(-6.65%), 인천(-6.12%) 등 수도권과 광역시에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파트 시가총액도 급감했다. 부동산R114 통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은 1244조9000억원으로, 2021년 12월 말(1258조5000여억원)보다 13조6000억원 줄었다. 작년 6월에는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정점으로 1268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와 비교하면 불과 6개월 만에 23조3000억원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지난해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지역은 경기(-18조700억원)였고 서울(-13조6300억원), 인천(-9조2000억원), 대구(-3조6000억원), 대전(-3조2000억원), 부산(-2조8000억원), 세종(-1조1000억원) 등 순이었다. 전국적으로는 51조8000여억원 줄었다.

한편 지난해 내내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와 매매가격변동률은 올해들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말연시 매수 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예고로 매물들이 거둬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1로 지난주(63.1)보다 1.0포인트(p) 올랐다. 지난주까지 5주 연속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던 지수가 소폭 회복했다. 35주 만에 반등했지만, 지수는 60선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67%로 전주(-0.74%) 대비 하락 폭이 줄었다. 이는 지난해 4월 첫 주 조사 이후 9개월(39주) 만에 줄어든 수준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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