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생산직 ‘4조 2교대’ 전환 속속…이유는?
‘워라밸’ 중시하는 MZ세대 선호도 높아
주 52시간제 시행에 회사 부담도 덜어져
직원 반응 ‘긍정적’…“당연한 흐름 될 것”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산업계에서 현장직의 ‘4조 2교대’ 근무제도가 확산하는 추세다. 회사는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연장근로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들은 하루에 일하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온전히 쉬는 휴일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최근의 기업 문화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 노사는 최근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4조 2교대 전환을 도입하기로 했다. 4조 2교대는 근무조를 4개로 나눠 2개 조는 주간과 야간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쉬는 형태다.
한 조에 속한 근로자가 주간에 이틀 일하고 이틀은 쉬고 야간에 이틀 일하고 그다음 이틀은 쉬는 패턴이 반복된다. 기존 시행하던 4조 3교대(오전·오후·야간조)에 비해 하루 근무 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4시간 늘어나지만 연간 총 근로시간은 같고 휴일은 기존보다 연간 80일 넘게 늘어난다.
현대제철 측은 “4조 2교대 변경은 현 교대제 특성상 발생하는 야간 근무일수를 축소하고 휴무일수를 증가시켜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요구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제조 현장에서 3교대 제도는 일하는 시간대가 3개로 나눠져 계속해서 바뀌는 근무 시간에 따라 생체 리듬에 무리가 가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근무 시간 변동이 큰 탓에 정기적인 학원 수업과 운동 등 개인적인 여가 활동에 지장이 크다는 불만도 있었다.
4조 2교대를 도입해 이를 주·야간으로 단순화하고 휴무일을 늘리면 개인 여가를 확보하고 직원들의 자기 계발 기회도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대기업들의 생산직 근무제는 주·야 맞교대에서 3조 3교대, 4조 3교대에 이어 4조 2교대까지 변화해왔다.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과 젊은 직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통해 4조 2교대 도입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 차원에서는 주 52시간 근무를 맞추기 쉬워져 법 위반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4조 3교대 체제에서는 직원의 근무일이 자주 돌아와 휴가 등으로 결원이 생겼을 때 대체 근무자를 찾기 쉽지 않았고, 대체 인력을 찾아도 하루 16시간을 연속으로 일해야 해 부담이 컸었다.
교대 횟수가 줄어들면서 교대에 걸리는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고 업무 연속성을 유지해 회사가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포스코·에쓰오일 등 대기업 도입 활발
최근 몇 년간 에쓰오일(S-OIL(010950)), 포스코(005490) 등의 대기업들을 시작으로 생산직 근무 체제가 4조 2교대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비철금속 제련업체 고려아연(010130)은 지난해 말부터 울산 온산제련소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4조 2교대 근무를 정식 도입했다. 상반기부터 설문조사과 노사 논의 절차를 진행하고 10월 노사 교대근무제 개편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는 등 의견수렴을 거친 결과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지난해 말부터 전 사업장 생산직 근무 형태를 4조 3교대에서 4조 2교대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기(009150)의 경우 지난해 7월 들어 전 사업장 생산직의 근무 시간을 줄이기 위해 근무 형태를 3조 2교대에서 4조 3교대로 바꿨다.
직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으나, 근무제 변경은 노사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아직 4조 3교대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근무 형태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4조 2교대로 교대제를 변경하면서 워라밸이 훨씬 좋아졌다는 직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며 “현장 자동화와 근무 시간 단축 제도 시행 등의 흐름에 따라 산업현장의 4조 2교대 근무제도 변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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