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강아지·고양이 정보, 현실과 달라"…수의사 유튜버의 소신발언[튜브가이드②]

이창환 기자 2023. 1.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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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마이펫상담소, 강아지상담소 두 채널 운영
"기본 감정, 훈련·교육으로 건드릴 수 없어"
"멱살 잡고 들어 올리고, 끌고가는 건 학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브 채널 윤샘의 마이펫상담소와 강아지상담소를 운영하는 윤홍준 수의사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월드펫 동물병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앞두고 고양이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3.01.08. mangusta@newsis.com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은 이제 70% 이상의 국민이 하루 1시간30분 가까이 이용할 정도로 친숙한 정보 습득의 도구가 됐다. 그만큼 온라인 영상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올 한 해 활약이 기대되는 크리에이터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창작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사람들은 기존에 알던 정보가 새로운 정보와 대치하면 기존 정보를 선호한다. 틀린 정보를 올바르게 고치다 보니까 저항이 있더라. 하지만 지구는 둥그니까 할 수 없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수의사 유튜버 '윤샘'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월드펫 동물병원에서 진행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TV 프로그램이나 여러 훈련사분들의 얘기를 통해 기존에 우리가 강아지에 대해 알고 있던 것과 현실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샘은 유튜브에서 고양이 정보 전문 채널 '윤샘의 마이펫상담소'와 강아지 정보 채널 '윤샘의 강아지상담소'를 함께 운영하는 수의사다. 그는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진 정보는 바로잡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유튜브 활동도 그래서 시작했다. 자신의 채널에 강아지와 고양이의 건강·질병·행동 등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특히 훈련만으로 반려동물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수 있다는 접근 방식에 비판적이다. 강아지의 공격성이나 두려움은 대부분 뇌의 신경전달물질 부족에서 오는 선천적인 질환이어서 약물과 치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윤샘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많이 큰 아이들은 짖고 물려고 한다. '다른 개만 보면 짖는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벨 소리만 들리면 짖어요' 등 질문을 받으면 개를 안 만나게 하고 벨을 끊으면 된다고 답해드린다"며 "강아지 입장에서 보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 굳이 사람 입장에서 교정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타고난 기본 감정은 건드릴 수 없다. 약물밖에는(방법이 없다). 훈련·교육만으로는 안 된다"며 "많은 방송과 훈련사들이 안 짖게 하는 법, 사나운 개 훈련하는 법이라고 해서 강아지를 강압적으로 교육하지만 공격성 문제를 약물의 도움 없이 훈련만으로는 일시적인 효과만 얻을 뿐이다. 지나치게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훈련은 어떻게 보면 일종의 학대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아지가 겁이 많은 것도 병이고, 고양이가 겁이 많은 것도 치료가 필요한 병일 수 있다"며 "병인지 아닌지는 (수의사)선생님과 상의해야 한다. 저는 거기에 '캣타워를 놔 달라', '페로몬제를 꽂아 달라' 등의 보조 요법들도 함께 소개해드리고 있다"고 했다.

반려동물을 너무 인격체처럼 여기는 것도 문제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마이펫상담소와 강아지상담소는 반려동물을 위한 채널이 아닌 사람을 위한 채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샘은 "(강아지를 두고) 집을 너무 오래 비운다고 (견주들이) 힘들어한다. (견주도) 먹고 살아야 한다. 돈을 벌어야 병원도 데려가고 맛있는 것도 사줄 수 있다"며 "강아지 혼자 집에 6시간, 8시간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강아지는 그걸 버티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집에 하루 종일 혼자 있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외롭다고 난리가 나진 않는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혼자 둔다고 너무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며 "강아지와 고양이가 우리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너무 강아지와 고양이의 행복만을 위해 존재하는 채널들이 많아 거부감이 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시작한 마이펫훈련소는 3년 만에 구독자가 24만6000명을 넘을 정도로 공신력을 인정받는 유튜브 채널이 됐다. 처음엔 강아지와 고양이 영상을 모두 올렸지만 묘주들이 주로 방문하면서 고양이 정보 전문 채널이 됐다. 고양이가 아프다는 신호, 질병, 행동 유형, 건강 관리법 등 고양이와 관련된 전반적인 정보를 대부분 담고 있다.

윤샘은 "아마 국내에서 고양이 키우시는 분 중에 유튜브를 보시는 분들은 (제 채널을) 거의 다 보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 필요한 정보를 아카이빙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모든 고양이에 대한 것은 제 채널에서 검색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많이 볼 인기 있을 만한 영상보다는, 꼭 필요한 사람이 볼 만한 필요한 영상들을 다양하게 만들자가 원칙"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에는 강아지 정보만을 다루는 '강아지상담소'를 따로 만들었다. 올바른 산책과 기본 교육 요령, 계절별 건강 관리 방법, 사료 구매 시 포인트 등 친근한 소재부터 병원비 절약 팁, 아플 때 보내는 신호, 분리불안 개선 방법 등 보다 전문적인 내용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그는 "수의사가 행동학이나 질병에 대한 지식을 강아지 분야만 정리해서 올려주는 채널은 거의 없다"며 "광고 목적을 배제하고 진짜 강아지에 대한 순수 정보를 쌓는 채널은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종종 '길냥이', '품종묘' 등 논란이 큰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가 '악플(악성 댓글)'과 마주하기도 한다.

윤샘은 "사람도 같이 살 배우자를 정할 때 외모, 재산, 성격 등 온갖 걸 다 비교하고 따지고 미리 연애도 한 뒤에 결혼하지 않나"라며 길냥이의 입양은 적극 찬성하지만, 15년이 상을 함께할 가족을 고르는 일인 만큼 품종묘의 구입 역시 욕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도 길냥이 밥 주라고 얘기하고 영상도 올리는데, 욕도 많이 달린다. 정부에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생략한 채 갈팡질팡하며 민원을 해결한다고 급식소를 설치하고, 무료 중성화 수술을 해주는 식의 정책들이 나오면서 오히려 사회적 갈등이 더 심해졌다"고 보탰다.

그렇지만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영상을 보고 도움을 받을 때는 보람을 느낀다. 그는 채널 성공의 비결로 시청자의 입장에서 유용한 정보를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한다는 점을 들었다.

윤샘은 "7~8분 동안에 최대한 원하는 정보를 많이 압축해서 알려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제일 많이 한다. 그래서 농담도 최대한 배제한다"며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안 버려도 되니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펫상담소는) 그냥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들어오는 채널이 아니다. 동물을 보는 채널도 아니다. 실제로 키우는 사람들이 실제로 정보가 필요할 때 들어오는 채널이다. 그래서 카테고리가 굉장히 좁다"며 "이렇게 풀이 좁은 전문가 채널에서 (구독자) 20만명이 넘어가는 채널이 몇 개 안 된다고 한다. 굉장히 특이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유튜브 채널 윤샘의 마이펫상담소와 강아지상담소를 운영하는 윤홍준 수의사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월드펫동물병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1.08. mangusta@newsis.com


다음은 윤샘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2023년에는 마이펫상담소에 이어 강아지상담소도 주목받을 것 같다.

"전문적으로 행동학이나 질병에 대한 지식을 수의사가 강아지만 딱 정리한 채널은 거의 없다. 강아지 쪽으로 유명한 훈련사분들이 운영하는 채널이 많다. 수의사가 진짜로 전문적으로 개인 블로그도 아니고 광고 목적도 아니고 자기를 완전히 배제하고 진짜 강아지에 대한 순수 정보들만 쌓는 채널로는 유일하다. 그리고 현실은 TV 프로그램이나 여러 훈련사분들이 얘기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

-2019년 마이펫상담소를 먼저 시작했다. 2개의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는?

"선택과 집중을 했다. (마이펫상담소는) 어느 순간부터 전부 다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만 모인 채널이 됐다. 만들어 놓은 자료들이 많아 아까웠다 그래서 강아지(채널을)를 아예 따로 팠다. 이제 시작이라 (구독자가) 3만5000명 정도다. 목표는 내년에 1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양이는 정보를 기존에 모르던 분들이 많아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강아지는 기존에 굉장히 많은 정보가 있었다. 그런데 그 중 상당 부분은 사실 우리가 TV를 통해 잘못 얻은 틀린 정보들이 많았다. 틀린 정보를 올바르게 고치다보니 저항이 있더라. (새로운 정보가) 기존에 알던 정보와 대치한다면 기존 알던 정보를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긴 걸릴 것 같다. 그렇지만 결국 지구는 둥그니까 할 수 없다."

-유튜브에 뛰어든 계기가 있나.

"정확히 표현하면 할 수 있어서 한 거다. 그냥 안 할 이유가 없겠더라. 일단 카메라에 워낙 익숙하고 방송 출연 경험도 많았다. 사실 책을 쓰고 있었다. 책을 공동 저자로 2권 정도 냈는데 재미는 없었다. 그래도 개인 이름으로 책은 하나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글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책이 돈은 안 되는데 그럼 유튜브나 할까' 생각이 든거다. 썼던 글들을 가지고 하나하나 유튜브를 하기 시작한 거다. 나 같은 전문 채널에서도 사실 찍는 건 하나도 안 어렵다. 편집은 맡기면 된다. 사실 중요한 건 글이다. 7~10분 정도 영상이 될 만한 3페이지 정도의 글을 쓰는 게 제일 어렵고, 그 글을 토대로 내가 영상을 찍고 편집해서 올리는 과정이다. 그래서 글 쓰는 데 (시간을) 80을 잡고, 찍는 데는 10, 편집에는 10 밖에 안 잡는다."

-채널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고양이를 위한 채널이 절대 아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채널이다. '고양이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주세요'가 아니라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무얼 하면 좋을까요'가 사실 큰 흐름 중 하나다. 여러분의 한계 안에서 여러분 할 수 있는 걸 해주시면 된다고 안내한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자꾸 알려주는 거다."

"고양이를 행복하게 해주려는 채널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거부감이 든다. '강아지 키울 자격이 없어', '아침에 산책도 못 시키는 게 무슨 강아지를 키워' 이런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든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말인데 고양이 같은 경우도 품종묘 얘기하면 난리가 난다. 사람도 같이 살 배우자를 정할 때 외모, 재산, 성격 온갖 걸 다 비교하고 따지고 미리 연애도 해보고 그다음에 결혼하지 않나. 품종묘를 사는 걸 손가락질하거나 욕할 필요는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공존에 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길냥이 밥 주는 거 보면 좋은 거고 저도 밥 주라고 얘기하고 밥 주는 영상을 항상 올린다. 그런데 영상을 올리면 욕도 많이 달린다. 정부에서 충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생략한 채 갈팡질팡하며 민원을 해결한다고 급식소를 설치하고, 무료 중성화 수술을 해주는 식의 정책들이 나오면서 오히려 사회적 갈등이 더 심해졌다"

-사람 마음보다 고양이 친구들의 마음을 더 잘 본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고양이 심리라고 하기도 애매한 게 고양이는 고양이다. 사람들이 너무 의인화 해서 잘못 착각을 하는 게 너무 많다. 고양이는 기본 감정은 있지만 사람처럼 대뇌피질이 너무 얇고 없기 때문에 2차 감정을 받지 못한다. 있는 그대로 표현을 다 한다. 못 된 거면 한 없이 못 된 거고 예의가 없는 거면 한 없이 예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고양이 본연의 모습이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큰 애들은 짖고 물려고 한다. 그래서 '다른 개만 보면 짖어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는 질문이 들어온다. 다른 개를 무서워하는 거다 그럼 다른 개를 안 만나게 해 주면 된다. '벨 소리만 들리면 짖어요'라고 묻는다. 벨 소리가 들리면 애가 짖으면 벨 소리를 못 누르게 벨을 끊어버리면 되지 않나. 그리고 노크하라고 써붙이시라. 피하면 되는 거다. 강아지 입장에서 보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 이걸 굳이 사람 입장에서 교정하려고 하니까 안 되는거다. 기본 감정은 건드릴 수가 없다, 약물밖에는(방법이 없다). 훈련으로 안 되고 교육으로 안 된다."

"많은 방송과 훈련사들이 전부 다 훈련으로 해결한다고 안 짖게 하는 법, 사나운 개 훈련하는 법이라고 해서 이만한(두꺼운) 팔뚝으로 강아지 멱살을 잡고 들어올리고 질질 끌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 사실 어떻게 보면 학대다, 그런 게 싫은 거다. 그냥 있는 대로 인정하는 거다. 내가 고양이 강아지 심리를 어떻게 알겠나."

-가장 잘못 알고 있는 정보는 무엇인가

"그냥 짧게 표현하면 '겁이 많은 것도 병이다'라는 사실이다. 강아지가 겁이 많은 것도 치료가 필요한 병이고, 고양이가 겁이 많은 것도 치료가 필요한 병일 수도 있다. 이게 병인지 아닌지는 선생님하고 상의하라는 거다. 그런데 이제 치료하기 전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많이 알려준다. 그 사이에 '캣타워를 놔달라', '창 밖을 볼 수 있게 해달라', '페로몬제를 꽂아달라' 등의 보조적인 요법들도 많이 소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c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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