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계산이 되나요? 멜로 공식 벗어난 '사랑의 이해' [N초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멜로드라마의 공식을 벗어난 '사랑의 이해'가 섬세한 감정 표현과 캐릭터 설명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21일 처음 방송된 16부작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 이현정/연출 조영민)의 제목 '이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졌다.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사랑'을 해석하는 각기 다른 이해방식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불꽃처럼 뜨겁고 순도 높은 애정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현실을 반영한 안전한 미래계획이기도 하다. '사랑'은 뭘까. 우리는 누구의 사랑에 몰입하게 될까. 시청자마다 다른 감상을 느끼게 되는 '사랑의 이해'다.
'사랑의 이해'의 배경은 한 은행 지점. 배경은 넓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깊숙이 파고든 '멜로 심리극' 같은 전개를 펼친다. 상수(유연석 분)와 수영(문가영 분)은 오랜 시간 서로를 지켜보며 마음을 키웠지만 결정적인 오해와 타이밍이 어긋나며 결국 연인이 되지 못했다. 멜로드라마의 기본 공식을 벗어나는 전개다.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할 수 있는 초반 전개이지만 그럼에도 납득이 되는 이유는 등장인물의 배경과 마음을 깊숙이 파고들기 때문. 성장한 배경과 본연의 성정, 몸담고 있는 조직 내 서열, 계급 등 사랑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요인들을 자연스럽게 풀어놓는다.
'사랑의 이해' 속 인물들은 각자의 계산기로 사랑의 '이해관계'를 따져본다. 상수의 가장 가까운 동료인 석현(오동민 분)은 사랑만으로 연애를 시작했지만 여자친구의 가난한 배경 앞에서 결국 이별을 택한다. 결혼하고나면 처가에 들어갈 자신의 돈, 부모의 돈이 떠올랐다고 고백한 그는, 자신과 비슷한 배경의 새 여자친구와 초고속 결혼을 계획한다.
수영을 바라보며 속상해 하는 상수를 보며 경필(문태유 분)도 "사랑 그게 그렇게 대단해? 물건 하나를 사도 재고 따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에만 결벽을 떨어요, 온갖 계산 다하면서 아닌 척, 다른 게 섞이면 천하의 속물 취급을 하고"라고 말한다. 이처럼 '사랑의 이해'는 '사랑'을 대하는 저마다의 다른 생각을 펼쳐놓는다. 종현(정가람 분)에게 사랑은 순도 높은 애정이며, 수영에게 사랑은 상처받은 자신을 달래주는 위로이고, 상수에게는 쉽사리 표현하기 힘든 감정, 미경(금새록 분)에게는 완전하지 않아도 얻고 싶은 상대의 마음이다. 은행이라는 조직 안에 선명한 계급과 타인의 시선 또한 사랑과 무관하지 않다.
이해관계를 넘으면 사람이 보이고 이들이 선택한 사랑방식을 이해하게 된다. '영포점의 여신'으로 불리며 다른 지점까지 소문난 미인에 뛰어난 능력까지 가진 수영이지만, 고졸 출신에 승진 루트가 차단된, 현실의 벽에 좌절을 느낀다. '예쁜 외모' 칭찬 뒤에는 그가 어떤 남자와 인연이 될지 수군거리는 동료 직원들의 뒷말들이 끊이지 않는다. 상처와 결핍을 안고 있는 수영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기 어렵다.
수석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상수는 유능한 사원이다. 번듯한 출신학교, 외모, 능력을 가진 데다가 강남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그를 꾸며준다. 하지만 한꺼풀 들춰보면 집안이나 재력 등 '진짜 강남 키즈' 친구들과는 다른 사람. 늘 자신의 선택은 행복과 거리가 멀었다는 상수는 감정을 표현하기까지 오래 망설이는 서글픈 어른이 되었다. "사람들 다 각자의 불행과 상처를 안고 사니까"라는 상수의 말처럼, 이들 모두 각자의 콤플렉스, 불행을 안고 산다.
이에 시청자들은 결국 상수의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영의 선택과 그런 수영의 외면에 점차 자신을 좋아하는 미경(금새록 분)에게 마음을 열기로 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된다. 단순히 해피엔딩을 향한 과정을 담은 드라마가 아닌, 사랑을 여러 시각으로 섬세하게 그리는 '사랑의 이해'만의 차별점이자 장점이다.
시청자들은 등장인물이 되거나, 이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관찰자가 되어 더욱 깊이 몰입하게 된다. 익숙한 방식의 로맨스가 아니지만 그 어떤 멜로 드라마보다 '사랑'에 집중하는 '사랑의 이해'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줄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가 쏠린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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