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툭튀' 스마트폰 카메라 해결책은
카메라 두께 줄일 기술 '폴디드줌'
요즘엔 스마트폰을 카메라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이 좋아진 덕분인데요. 하지만 성능을 높이기 위해선 디자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탓에 요즘 스마트폰은 카메라 부분만 툭 튀어나온 디자인이 대부분이죠. 오늘은 카메라 두께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인 '폴디드(Folded) 줌'에 대해 알아볼게요.
'카툭튀', 접어서 해결한다
카메라가 툭 튀어나왔다는 의미의 단어 '카툭튀'는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겁니다. 그만큼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가 튀어나왔다는 소리죠. 카툭튀의 원인은 고배율 줌 렌즈 모듈 때문인데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카메라의 광학줌이 작동하는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스마트폰 망원렌즈의 줌은 내부의 여러 렌즈가 앞뒤로 이동하며 확대·축소 효과를 내는 구조에요. 이미지센서와 렌즈 간의 거리(초점거리)가 멀어질수록 고배율 줌을 구현할 수 있죠. 보통 카메라 모듈은 렌즈와 이미지센서를 세로로 배치합니다. 렌즈 간 거리를 벌릴수록 모듈은 두꺼워지는 구조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기술이 바로 '폴디드줌'입니다. 폴디드 줌을 사용하면 카메라 모듈의 두께를 늘리지 않고 고배율을 구현할 수 있어요.
어떤 원리를 사용한 걸까요? 바로 이름에 힌트가 있습니다. 폴디드줌이란 말 그대로 빛을 한번 '접는다'는 의미입니다. 어린 시절 갖고 놀았던 잠망경과 똑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돼죠. 반사경을 이용해 들어오는 빛의 방향을 카메라 렌즈 기준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꾸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은 수평 방향으로 길게 설계됐어요. 모듈을 두껍게 만드는 대신 옆으로 길게 늘여 렌즈 간 물리적인 거리를 확보했죠. 렌즈가 위아래 대신 좌우로 움직일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꾼 셈이에요.
폴디드줌을 처음 사용한 건 삼성전자예요. 삼성전자는 2019년 이스라엘의 '코어포토닉스'를 인수했는데요. 당시 코어포토닉스는 수많은 폴디드줌 특허를 보유한 회사였습니다.
폴디드줌 특허를 확보한 삼성전자는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를 통해 폴디드줌 모듈을 생산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삼성전자는 2020년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에 처음으로 폴디드 줌 카메라를 탑재했죠. 출시 당시 화제였던 '갤럭시S20 울트라'의 100배 줌 기능도 바로 폴디드 줌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대세로 떠오른 폴디드줌
최근 폴디드 줌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이 카메라 두께를 줄이기 위해 폴디드줌을 적극적으로 탑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애플도 올해 출시할 아이폰15 시리즈에 폴디드줌을 채택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그동안 아이폰은 폴디드줌을 탑재하지 않았는데요. 그 탓에 매년 아이폰의 카메라가 크고 두꺼워 진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올해부터는 폴디드줌을 통해 카메라 두께를 줄이겠다는 생각이죠.
LG이노텍이 최근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1조6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이유도 폴디드줌 모듈 생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대부분을 LG이노텍이 공급하고 있어서죠.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의 이번 투자는 내년 9월에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프로의 카메라 사양 변화에 대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고배율 줌이 가능한 폴디드줌 카메라는 LG이노텍이 단독 공급할 것"이라고 분석했어요.
삼성전기도 폴디드줌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어요.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과 구글 등도 폴디드줌을 확대 적용하고 있어요. 삼성전기도 폴디드줌 확대의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카메라 모듈 시장 주도권이 폴디드줌을 비롯한 광학줌 기능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TSR은 세계 광학줌 카메라 모듈 수요가 지난해 1970만개에서 2025년 9050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합니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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