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새해, 문제는 ‘8’이다...계묘년 묘책은? 

우형준 기자 2023. 1. 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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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서 숫자 '8'은 새로운 시작, 거듭남, 새 창조를 뜻합니다. 하나님(성령)의 완전수인 7에서 1을 더한 8은 재생, 혹은 부활을 뜻하기도 합니다. 창세기를 보면 조물주는 7일 동안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제8일은 그 자주의 질서가 시작되는 날로, '8'은 완성을 뜻합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유독 '8'이라는 숫자가 많이 등장하는데요. 어떤 문제들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부상했는지 계묘년 여덞번째 날을 맞아 짚어봤습니다.
8%대 주담대 등장...'앞으로 더 올라간다'

올 들어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결국 8%를 돌파했습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6일 기준 5.15~8.11%입니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7% 후반까지 치솟았는데 올해 들어 금리 상단이 8%를 넘은 것인데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8%를 넘긴 것은 지난 2021년 금리 인상기 이후 처음입니다.

앞서 금융당국이 대출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요구에 은행들이 하나둘씩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주담대 뿐만 아니라 전세 대출, 신용대출 금리 상단도 6~7%에 머물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대출 금리의 고공 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참조기사]금리 5% 되면 은행에 줄 연간 이자는 얼마? 

증권사 부동산PF대출 연체율 8% 돌파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부동산 경기는 꺼졌지만 원자잿값 등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건설사 경영이 악화된 영향으로 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율 8%대로 상승했습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업권별 부동산PF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2금융권 중 증권사 부실률이 가장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요.

지난 9월 말 기준 증권사 PF대출 잔액은 4조5000억원, 연체율은 8.2%로 약 3700억원을 못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권사 연체율은 3월 말 6.4%→6월 말 7.1%로 뛴 데 이어 3분기엔 8%를 넘어선 것입니다.

다른 2금융권 사정도 비슷합니다. 

저축은행의 경우 PF대출 잔액은 10조7000억원 가량이었는데 이중 2.4%(약 2600억원)가 연체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자체의 인허가 지연과 최근 원자잿값 및 금리상승에 따른 공사비용 증가, 미분양 증가와 향후 부동산 경기 전망 악화로 인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돼 연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과거 부동산PF 대출 부실학습 효과로 위험회피 성향이 커진 상황에서 자본시장과 부동산 PF대출 간 연계성이 높아졌고, 자본력이 부족한 비은행권 대출이 확대된 점은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만큼 관계 기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종료

새해들어 노동시장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3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됐던 주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가 종료된 것인데요.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를 지키지 않은 사업주들은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1년간 정기 감독을 실시하지 않는 일종의 계도 기간을 부여했지만 임시 조치에 불과해 중소기업들 중심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업주들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원자재 가격 폭등에 더해 주 52시간 근로제가 강제 적용되면 일할 사람을 못 구하고 인건비가 급증해 폐업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때문에 일부 사업자는 위법임을 알고도 추가근로를 지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 직원 입장에서는 통상임금의 1.5배인 연장근로 수당을 받지 못하면 소득이 줄어 생계 유지가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인 미만 제조업체 400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제조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응답 업체의 10개 중 7.5개는 제도 일몰에 대한 마땅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고용노동부는 현재 주당 8시간 추가연장 근로제 일몰에 따른 후속 대안으로 월(1개월) 단위 이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부 중소벤처 단체들은 주 단위가 월 단위로 확대되면 연장 근로를 몰아서 할 경우 근무시간 총량은 같으면서 1주에 최대 90.5시간까지 적법하게 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민생의 직격탄이 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인만큼 정치권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 8%→15%
정부는 반도체 등 대기업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공제율을 기존 8%에서 15%로 약 두 배 가량 높이는 방안이 추진합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여당의 원성에도 공제율 8%면 반도체 세제 지원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질책이 나오면서 본회의 통과한지 11일 만에 부랴부랴 세액공제율 상향 방안을 다시 발표했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올해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10% 세제혜택을 받으면 반도체 관련 대기업은 최대 25%까지 법인세를 감면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감세 정책을 내놓은데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3000만 달러 우리 돈 약 164조25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지난 10월부터 하락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29.9% 감소했던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가격 하락세에 12월에도 29.1% 줄었습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4.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시대에 세액 감면 확대로 기업들의 투자에 여력이 어느정도 생길 지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국가 경쟁력 저하 우려로 반도체 8%는 손질됐지만 주담대 금리 8%, PF 연체율 8%, 추가 근로시간 일몰 8시간은 여전히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묘책이 마련돼야 우리 경제도 토끼처럼 껑충 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자성어 팔년풍진[八年風塵]은 '8년 간의 바람과 먼지' 라는 뜻으로, 여러 해에 걸쳐 고생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새해 첫 8일, 우리 경제도 '8'의 고비를 잘 헤쳐나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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