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조' 덩치 키우는 수면시장…'기술경쟁' 불 붙었다
기사내용 요약
'수면=삶의 질' 인식 확산에 수면시장 성장
렌털·스타트업 등 후발주자 중심 연구 활발
전통 침대 브랜드 뒷짐 "품질경영에 집중"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삶의 질이 수면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면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시장은 지난 10년간 5배 넘게 확대됐으며, 연 3조원 규모를 넘어섰다.
수면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기술 경쟁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주로 의학적인 도움 없이도 불면증과 코골이 등의 고질적인 수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 축제 'CES 2023'에서는 전 세계 '수면기술(슬립테크)' 기업들의 격전이 펼쳐졌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수면기술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텐마인즈는 인공지능 기반 코골이 교정 베개 '모션필로우'로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이다. 모션필로우는 코골이 패턴을 감지해 베개 속 4개의 작은 에어백이 움직이며 기도를 확보해 코골이를 줄여준다.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과 협업하며 다양한 영역에 수면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에이슬립도 CES 2023에 출전했다. 에이슬립은 숨소리 만으로도 수면의 질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내세웠다. 복부와 흉부 움직임을 통해 수면 중 발생하는 질환을 파악하는 것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슬립테크 스타트업 비알랩의 수면 플랫폼 '제이블'도 CES 2023에 참석했다. 제이블은 매트리스에 탑재한 센서로 사용자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한다. 몸에 장치를 부착하지 않고, 침대에 누운 상태만으로 매트리스 내 센서를 통해 수면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코웨이, 교원 웰스 등 국내 매트리스 시장에서도 수면기술 경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코웨이는 최근 힐링케어 브랜드 '비렉스'를 론칭하고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CES 2022에서 공개한 '스마트케어 에어매트리스'를 1년여만에 상용화한 제품이다.
코웨이의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는 매트리스 속 슬립셀과 스마트 컨트롤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 체형, 수면 자세에 맞춰 매트리스 경도 조절이 가능한 제품이다. 잠든 사이 뒤척이며 자세가 바뀌더라도 신체 압력을 감지하고 분석해 효과적으로 체압을 분산한다.
교원 웰스는 기능과 서비스를 세분화한 수면케어 매트리스 선보이며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고 있다.
웰스의 '수면케어 솔루션'은 매트리스에 웰스 IoT 수면기어 센서를 장착해 잠자는 동안 뒤척임, 호흡 등 수면 습관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웰스 IoT 애플리케이션에 전송돼 적합한 수면 맞춤 관리 팁과 상담 등을 제공한다.
수면 브랜드 삼분의일도 최근 수면 데이터 기술 회사 바이텔스를 인수하고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바이텔스 수면 센서는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수면 무호흡증 검출 알고리즘을 갖고 있어 일상에서 수면 문제를 이용자가 인지하도록 돕는다. 해당 기술은 올 1분기에 선보일 삼분의일 첫 슬립테크 제품인 '스마트 매트리스'에 장착돼 이용자의 수면 문제 진단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시몬스와 에이스침대, 씰리침대 등 침대를 전문 분야로 오랜기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해 온 기업들은 이 같은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모양새다. 수면기술에 대한 연구는 주로 렌털업계, 스타트업 등 시장의 후발주자인 기업들에게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 강자인 기업들은 기술 경쟁에 섣불리 뛰어드는 것을 일정 부분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하고, 당분간 품질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 침대 브랜드 관계자는 "침대는 비교적 교체 주기가 긴 제품으로 기술의 업데이트 주기에 맞춘 적절한 호환과 관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변하지 않는 품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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