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돈'…6명 앗아간 공사현장, 불법·계약비리 얼룩투성이
하원기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포함 21명 檢 송치
[편집자주] 오는 11일이면 근로자 6명의 목숨을 앗아간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참사 1주기를 맞는다. 건물 고층에 매몰돼 험난한 구조 과정 끝에 발견된 희생자들은 29일만에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아직도 가족을 차디찬 공사현장에 둔 심정이다. 사고 관련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며 법정 공방을 벌이면서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은 해를 넘기게 됐다. 인재로 드러난 사고 원인, 경찰 수사 과정, 책임자 처벌, 남겨진 유가족들과 아파트 예비 입주자들, 주변 상인들의 절절한 아픔, 유사 사고 방지 대책 등을 3차례에 나눠 싣는다.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가장 6명은 이윤을 쫓는 기업의 불법 재하도급, 계약 비리로 얼룩진 일터이자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경찰은 11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는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결론을 내렸고, 유가족들은 오열 속에 아버지를 가슴에 묻어야 했다
사고 직후 현대산업개발은 사죄와 함께 무너진 아파트의 전면 철거, 재시공을 약속했지만 인근 상인들의 피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나마 현산 대표이사와 하청업체, 공사 현장 관계자들이 줄지어 송치됐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발의됐던 법안은 심의는커녕 상정 단계에 멈춰 있다.
◇'신축 아파트 16개 층 와르르'…엄동설한 속 인부 6명 실종
새해벽두인 지난 1월11일 오후 3시46분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이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
당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돼 실종됐고, 소방당국은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매몰자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실종자 대부분이 건물 고층에 매몰돼 있는 데다가 유례없는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로 구조 작업은 장기화했다.
광역단위 소방당국의 여력으로는 구조 작업이 불가능하자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꾸려졌고, 수색견과 드론, 소방대원은 밤낮없이 수색활동을 이어갔다.
결국 사고 발생 29일 만인 지난 2월8일 마지막 매몰자가 수습됐다. 매몰자 6명 전원은 모두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사망자들에 대한 애달픈 사연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공분은 커져만 갔다.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각계 정치인과 추모를 위한 국민 등 907명이 방문하며 유족들과 슬픔을 나눴다.
◇'공법 무단 변경…동바리는 없었다' 불법행위 정황 속속
광주경찰청은 사고 발생 직후 청장을 중심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붕괴 원인 규명에 나섰다.
그 결과 '데크플레이트 시공 방식 변경'과 '지지대(동바리) 미설치', '콘크리트 불량' 등 3가지가 주요 붕괴원인으로 지목됐다.
39층 바닥면을 시공하는 과정에서 공사 편의성을 위해 설치한 PIT층 콘크리트 지지대에서 과도한 하중이 발생, 붕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데크플레이트 방식으로 공법을 변경하면서도 사전 구조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고, 콘크리트 하중을 견디는 동바리 미설치(36~38층)도 지지력 약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수사본부는 설명했다.
여기에 미흡한 품질관리로 하부층 콘크리트가 적정 강도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39층 바닥에서 최초 붕괴가 발생, 23층까지 16개층이 연쇄 붕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경찰은 붕괴의 직접 책임자인 시공사와 감리, 하도급 업체, 불법 재하도급 업체 관계자 1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줄줄이 입건했다.
이 가운데 신축공사 현장 설계를 무단 변경, 사고를 야기한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3명과 하도급 업체 2명, 감리 1명 등 6명을 구속 송치했다.
또 현대산업개발 직원과 하청업체 직원 등 1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 중에는 하원기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가 포함됐다. 나머지 1명은 관련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불송치했다.
붕괴 원인과는 별개로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토지 매입업체 대표 등 2명과 철거업체 관계자 2명을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 위반, 배임수증재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매입업체 대표는 아파트 부지를 매입한 뒤 이전등기를 생략했고, 철거업체로부터 억대 현금과 수천만원의 법인카드를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ddaum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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