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보수동 책방골목에 우뚝 솟은 거대한 책 5권!
혹시 ‘아테네 학당’을 아시나요? 이 학당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이 라파엘로의 명화 ‘아테네 학당’을 떠올리실 겁니다.
오늘 국제신문이 소개해드릴 ‘아테네 학당’은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인근에 우뚝 솟은 책 5권을 형상화한 건물인데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거대한 책 5권의 이야기, 국제신문이 취재했습니다.
명화 ‘아테네 학당’ 속 등장하는 서적,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 보수동 책방골목에 등장했습니다.
주변 환경과 무척이나 잘 어울리게 인테리어를 한 건물이지만, 사실 이곳에는 15층 규모의 오피스텔이 건립될 예정이었는데요.
이 건물을 매입한 김대권 대표의 큰 결심이 없었다면 ‘아테네 학당’ 역시 그저 한 편의 명화로만 기억됐을 겁니다.
[김대권 아테네 학당 대표 인터뷰] 처음에는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이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뒤에 알고 보니 우리 건물의 위치적 중요성이 굉장히 크더라고요. (책방골목이 가진)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분이 노력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 저도 살짝 흔들렸고 결국은 이렇게(리모델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리모델링을 한다고 하니 당연히 임원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가치적인 부분을 지키는 데 우리도 동참하자는 취지의 말도 많이 했고, 리모델링도 사업성이 있을 수 있다. 회사가 좀 길게 보자, 멀리 길게 보자 이런 식으로 설득을 많이 했습니다.
‘아테네 학당’은 내부 인테리어 시공 마무리 작업에 한창입니다.
2층과 3층은 카페가, 4층은 각종 행사 개최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이 운영될 예정인데요.
내부 곳곳에 서양 철학과 미술에 대한 김대권 대표의 관심이 묻어나 있습니다.
[김대권 아테네 학당 대표] 철저하게 보수동 책방 건물과 어울릴 수 있는 건물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왕 하는 거 상징성 있게 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이 책과 관련된 곳이기 때문에 책 모양으로 디자인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보수동 책방 골목 자체가 중고 책을 팔고 사는 곳이기 때문에 콘셉트를 일부러 (해진 책 느낌으로) 잡았습니다. 철저하게 기승전‘보수동 책방골목’을 위해서 (디자인)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 활기찼던 보수동 책방골목은 현재 방문객 감소, 폐업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온라인 중고 서적 판매가 활성화되었고 주변 일대에 재개발이 진행되며 서점이 있던 자리에는 오피스텔이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수동 책방골목 인근에서 건설 진행 중인 오피스텔을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랜드마크로 인해 보수동 책방골목 역시 다시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는데요.
[우신구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 아테네 학당이라고 하는 곳이 외부적인 형태든 내부에서 운영하고자 하는 그런 복합문화 상업 공간의 기능이 잘 되든 해서 사람들을 많이 유인할 수 있다면 아테네 학당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다른 서점이나 혹은 골목에 있는 다른 카페라든지 이런 곳에도 방문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을 테니까 큰 역할을 기대할 수는 있을 거라고 봅니다. 오피스텔 짓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렇게 복합문화 상업이나 책과 관련된 시설을 짓는 것이 오히려 더 자본에도 이익이고, 또 부산시 전체적으로도 공간자원으로서 그리고 문화자원으로서 도시적으로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책방 골목도 자생력을 갖출 수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명화 ‘아테네 학당’에는 활동한 시기와 지역이 다른 철학자 54명의 토론 중인 모습이 담겨 있는데요.
2월 중순 오픈을 앞둔 보수동 책방골목의 ‘아테네 학당’에는 다양한 주제의 ‘책’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찰 예정입니다.
또한 이곳에는 아테네 학당의 콘셉트에 맞춘 다양한 미술품과 조각품도 전시될 계획이라고 김대권 대표는 귀띔합니다.
건물의 외관 뿐만이 아니라 내부 역시 ‘아테네 학당’ 그 자체로 꾸며져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인데요.
[김대권 아테네 학당 대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공간 있지 않습니까? (보수동 책방골목이)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거기에 이제 저희 건물이 문화적 가치를 지키는 역할에 일조를 좀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희 건물에서 문화행사라든지 아니면 다른 모임 등을 개최하면서 (보수동 책방골목) 전체가 문화적 거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강합니다.
‘빌바오 효과’라는 말, 혹시 들어 보셨나요?
1970년대까지 제철, 조선 산업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스페인의 ‘빌바오’라는 도시는 1980년대 들어 산업 불황으로 인해 급격하게 쇠락했습니다.
이후 구겐하임 미술관의 설치를 계기로 빌바오는 한 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도시에 다시 활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지역의 랜드마크 건축물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현상을 ‘빌바오 효과’라고 부릅니다. ‘아테네 학당’의 등장을 계기로 보수동 책방도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까요?
빌바오 효과를 뛰어넘는 아테네 학당 효과가 발휘되길 기대해봅니다.
이상 국제신문이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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