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아니고 플랫폼 한다더니”…은행권 비이자이익 전망도 ‘빨간불’
올해 수익성 전망 ‘빨간불’
수수료 감면, 주식시장 침체 등 요인으로
비이자이익 하향세 전망에
대손비용 등 이자이익에도 걸림돌
“기존 먹거리 한계…금산분리 규제 완화돼야”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은행들의 수익성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막대한 이자이익에 가려졌던 비이자이익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심지어 가계대출 감소, 예적금 이자비용 증가 등 이자이익 창출의 걸림돌도 나타나며 은행들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은행이 벌어들인 비이자이익은 총 1조7000억원 규모로, 2021년 같은 기간(6조1000억원)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이자이익은 40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이 총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서 4.19%로 급감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수년간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및 영업 다각화에 힘써왔다. 예대마진으로 얻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크핀과 핀테크의 등장으로 디지털 혁신을 통한 플랫폼화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자산시장 침체로 유가증권 관련 비이자이익이 급감함에 따라 이자이익 편중 현상은 더 심화됐다.
그러나 새해는 이자이익마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대출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비용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1~3분기 국내은행의 대손비용은 4조1000억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70% 증가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시작된 ‘역(逆)머니무브’ 현상에 따른 예적금 이자비용 또한 만만치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쏠린 정기예금 잔액 상당이 1년 이하 만기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의 이자비용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은행들은 올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더 힘을 쏟을 방침이다. 최근 은행장들도 비이자 사업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지난 2일 취임사와 함께 6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비이자 중심 강점 시너지’를 꼽았다.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여수신 사업은 금리와 같은 금융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위해서는 비이자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비이자이익 확대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의 비이자이익은 크게 유가증권 관련 이익과 수수료 이익으로 나뉜다. 그런데 국내은행의 지난해 3분기 유가증권관련 이익은 마이너스(-)3000억원으로, 2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주식시장 침체가 지속된 탓이다. 그런데 올해 주식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재차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일반적으로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와 금리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알짜배기 ‘수수료 이익’ 또한 불확실하다. 인터넷은행과 핀테크의 등장 이후 금융권의 수수료 감면 추세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은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를 결정했다. 아직 해당 조치를 확정한 타 은행은 없지만, 다른 시중은행들 또한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현재 한시적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방안을 만들고 있다. 5대 은행이 최근 5년간 거둬들인 중도상환수수료는 1조1546억원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비금융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수익성 다각화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 초 윤곽을 드러낼 금산분리 완화 정책에 따라 은행권의 희비가 엇갈릴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이 비이자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존 먹거리들에는 한계가 있다”며 “은행이 ‘이자장사’ 비판을 피하고 새로운 비이자 수익원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금융 사업 분야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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