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쓸통]韓, 작년 무역수지 194위로 북한보다 밑?…올해는 어떨까

이승주 기자 2023. 1.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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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산업부 '2022년 연간 수출입·12월 수출입 동향'
무협 208개국 순위 중 194위…전년比 176위↓
무역적자, 금융위기 후 처음…2008년比 3.5배
무협, 세계경기 침체에 올해 138억 적자 전망
산업부, 흑자전환 목표…역대급 무역금융 지원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역대 최고치인 6839억 달러(약 871조2886억원)의 수출액을 거뒀습니다. 다만 수입액도 늘어난 탓에 무역수지는 472억 달러(약 60조1328억원) 적자가 났습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궁금해집니다. 역대급 수출액에도 대규모 적자가 난 지난해 수출 성적, 문제 없는 걸까요?

산업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등 불확실성에도 2021년에 기록한 역대 최고 수출액을 재차 경신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다만 무역 적자가 난 점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인플레이션 등으로 원유와 가스, 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올라 수입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무역적자는 제조 기반 수출국에서 나타나는 공통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수출액 규모가 비슷한 일본과 이탈리아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나름 선전한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문득 우리나라 수출 성적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선전한 양호한 수준인지, 올해 큰 문제는 없을 지 궁금해졌습니다.


무역협회의 국가별 수출입 통계를 살펴봤습니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해 1~9월까지 전 세계 208개국의 무역수지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무려 194위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일본(204위)과 이탈리아(197위)보다 순위는 높지만 많은 남미·아프리카 국가, 심지어 북한(77위)보다 뒤처집니다. 지난 2021년 우리나라 무역수지 순위는 18위, 2020년에는 8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많이 밀려난 상황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해외 수출입 통계가 현재 3분기까지 산출된 만큼 연말 수치까지 정확히 비교하진 못했지만, 국내 수출액이 지난 10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한 데다 하반기에 무역수지가 더 악화된 만큼 순위는 크게 나아지진 않을 듯 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도 이 같은 무역 적자가 자주 났을까요?

역대 무역수지 통계도 찾아봤습니다. 무협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56년 이후 무역 적자를 이어오다 1986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당시 저달러·저유가·저금리의 이른바 '3저(低)호황'으로 1989년까지 흑자를 이어갔죠.

하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어 다시 적자 전환하더니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앞둔 1994년부터 3년 간 적자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다행히 1998년 흑자로 개선됐고, 심지어 2000년대 들어서는 그 규모도 크게 확대됩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를 제외하곤 말이죠. 이 때는 132억6740만 달러(약 16조8960억원)의 적자가 났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지난해 무역 적자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처음이자, 당시보다 3배가 넘는 수준이란 부분입니다. 이에 무협 관계자는 "2008년 적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벌어진 시스템 위기에서 파생된 것이지만, 이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가 원인인 만큼 지난해 수출 성적을 2008년 당시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무역 적자는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까요? 앞서 2008년 적자는 2009년 흑자를 기록하며 1년 만에 개선됐지만, 올해 수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무협은 '2022년 수출입 평가 및 2023년 전망' 리포트에서 내년 무역수지 138억 달러(약 17조5743억원)의 적자를 전망했습니다. 수출은 전년 대비 4.0% 감소한 6624억 달러(약 843조5664억원) 수입은 8.0% 감소한 6762억 달러(약 861조1407억원)를 예상했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 전쟁 여파가 완화되고 중국의 봉쇄 해제, 코로나19 종식 등을 기대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도 나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변이가 다시 확산되거나 러시아와 중동 등의 핵 위협의 확대, 중국의 경제 제재 강화 등의 리스크가 커질 변수도 배제하지 못합니다.

즉 마냥 낙관하기보다 더 나빠질 상황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란 뜻입니다. 무협도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에서 벗어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이 지속되는 데다 최근 2년 간 누적된 대외 여건의 악화로 세계 경기가 침체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업부는 올해 수출 흑자 전환을 목표로 역대 최대 수준인 360조원대 무역 금융과 100조원대 설비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수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도 내놓았습니다. 과연 산업부 목표 대로 올해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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