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공전 중"...선거제 개편 이번엔 가능할까
[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띄운 선거제 개편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해묵은 화두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현 선거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본격 공론화된 지 20년 넘었는데도 왜 논의는 그대로 맴돌고 있는지,
김승환 기자가 정리해 드립니다.
[기자]
제 뒤에 보이는 국회에서 일할 우리 동네 대표를 뽑는 방법!
현재는 각 지역구에서 1등을 한 사람만 당선되고, 나머진 고배를 마십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역구를 한데로 합친 통합 선거구에서 두 명 이상을 뽑는 게 중·대선거구제의 핵심입니다.
굳이, 왜 바꾸자고 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1등이 아닌 후보자를 선택한 유권자 표가 버려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유권자 표가 당선에 반영되지 않은, 이른바 '사표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구 5곳을 살펴봤더니 60% 안팎입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10명 가운데 6명 표가 무용지물이 된 셈입니다.
하지만 지역구를 합쳐 여러 명을 뽑게 되면 득표율과 실제 의석 비율 간 차이가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단순히 평균 득표율로만 지역구 의석을 나눴을 경우, 21대 총선 기준 더불어민주당은 실제보다 27석이 감소했고, 미래통합당은 29석·정의당은 4석이 늘었습니다.
특정 정당의 독식 효과가 완화되는 셈입니다.
[김진표 / 국회의장 (지난 2일) : 호남에서도 보수 쪽 대표들이 몇 명은 당선되고 거꾸로 대구·경북에서도 진보 쪽 정치인들이 당선이 돼야 협치가 되고….]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지난해 기초의원 선거구 30곳에서 3에서 5인 중대선거제가 시범적으로 적용됐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수도권은 양당이 비슷한 숫자를 가져갔고 영남에선 민주당이, 호남에선 국민의힘이 아닌 진보계열 소수당이 약진했습니다.
다만 소수 정당 출신 당선자는 109명 가운데 4명으로 전체 당선자의 3.7%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다 해도 거대 양당의 독식은 개선되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정진/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전체보다) 소수정당의 당선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 양대 정당으로의 표 집중 현상이 완전히 완화되었다고 보긴 어려운데요. (작은 선거구라) 실제로 효과가 얼마나 컸는지 논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다 현역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을 리 없을 것이란 전망은 물론 정당별로 복잡한 수 싸움이 맞물리며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선거제 개편 논의는 제자리입니다.
[김근태 /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지난 2003년) : 정치가 지역주의에 따라서 다음 17대 총선도 결정되면 안 되죠. 국민의 지상명령입니다.]
[최병렬 / 당시 한나라당 대표 (지난 2003년) : 선거가 코앞에 와있는데 어느 정당이, 어느 정당 책임자가 유리한 방식을 두고 불리한 방식을 선택하겠습니까?]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4일) : 오늘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지역구 사정에 따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는 게 대단히 어렵겠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4일) :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라야 한다고 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곧 본격 가동돼 내년 총선과 관련한 논의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중대선거구제를 두고 각 당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선거구 확정 시한인 올 4월까지 손질을 마무리하긴 어려울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YTN 김승환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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