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달걀 들여오는 정부… 농가는 "수입만이 답이냐"

연희진 기자 2023. 1. 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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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스페인산 달걀을 수입해 시중에 유통할 예정이다.

산란계 농가는 달걀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입이 아닌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김경두 대한산란계협회 전무는 "달걀은 일반 농산물과 달리 병아리의 입식시기와 양 조절 등으로 사전 대비만 하면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며 "생산량을 늘리고 유통과정을 간소화하며 가격 안정을 시도할 수도 있는데 달걀 수입을 결정한 정부에 유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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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스페인에서 신선란을 수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농가가 반발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스페인산 달걀을 수입해 시중에 유통할 예정이다. 산란계 농가는 달걀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는 수입이 아닌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스페인 신선란 수입 관련 구체적인 계획이 9일 발표된다. ▲일정 ▲물량 ▲금액 등과 달걀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23일 농식품부는 국내 계란 수급 상황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달걀 수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초도물량으로 국영무역을 통해 1월 중 스페인에서 121만개를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국내 일일 달걀 생산량(약 4500만개)의 2.7%에 해당하는 양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추가로 확산할 경우 수급 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다.

산란계 농가는 즉각 반발했다. 달걀 수입이 가격 안정화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산란계협회 관계자는 "달걀 생산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사룟값이 56% 올랐음에도 올해 달걀 가격은 6000원 중후반대에서 견조한 박스권을 유지했다"며 농가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달걀(이하 특란30개 기준) 연평균 소비자가격은 ▲2020년 5378원 ▲2021년 6953원 ▲2022년 6631원 등이다. 2021년 AI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 영향으로 급등 후 가격이 조금 내렸지만 2020년에 비하면 비싼 수준이다.

김경두 대한산란계협회 전무는 "달걀은 일반 농산물과 달리 병아리의 입식시기와 양 조절 등으로 사전 대비만 하면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다"며 "생산량을 늘리고 유통과정을 간소화하며 가격 안정을 시도할 수도 있는데 달걀 수입을 결정한 정부에 유감이다"고 말했다.

한국농촌연구원에 따르면 스페인의 달걀 도매가격(클래스A 30개 기준)은 2022년 평균 3.3달러로 4191원 수준이다. 시중 유통까지는 항공비용에 선별포장, 세척·소독 등에서 추가 비용이 든다.

김 전무는 과거 미국에서 신선란을 수입할 때 선별포장 시 달걀 1개당 45원의 비용이 들어갔다며 시중에서 유통될 때 크게 저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입량도 많지 않아 가격 안정화엔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산란계협회 관계자는 "달걀 수입으로 낭비되는 예산의 절반만이라도 근원적 처방에 사용한다면 가격 하향 안정이 가능하다"며 "사전 대비 없이 수입이 만능인 것처럼 (수입을)되풀이 하는 것은 국내 달걀 생산 농가를 붕괴시키고 달걀의 외국 종속을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부가 달걀 수입을 결정한 것은 2022년 겨울철 고병원성 AI가 2021년 겨울철에 비해 3주가량 일찍 발생했고 AI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철새가 이달까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산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2월부터는 필요한 만큼의 병아리를 충분히 수입해 살처분 농가 등에 공급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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