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프링표 레슨 통했나…2이닝 8실점→5이닝 3실점, 롯데 1순위 좌완 달라졌다
[OSEN=이후광 기자] 크리스 옥스프링표 원포인트 레슨이 통한 것일까. 질롱 코리아에서 경험치를 쌓고 있는 김진욱(21·롯데)이 호주리그 데뷔전 악몽을 털어냈다.
김진욱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퍼스의 엠파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2-2023 ABL(호주프로야구) 퍼스 히트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1-3으로 패했지만 호주리그 데뷔 2경기 만에 5이닝을 책임지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시작은 불안했다. 선두 팀 케넬리를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후속 알렉스 홀에게 좌월 선제 투런포를 헌납한 것. 이후 후니오르 카미네로의 내야안타로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조시 레딕-울리치 보야스키-피트 코즈마를 연달아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에도 선두 윌리엄 시모네이트를 사구로 내보내며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1회와 달리 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코너 오윙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1루주자 시모네이트의 도루 실패에 이어 타석에 있던 비제이 쿡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3회 또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두 케넬리의 볼넷으로 3이닝 연속 선두타자를 출루시킨 김진욱. 이후 1루주자가 2루 도루에 실패하는 행운이 찾아왔지만 홀을 내야안타, 레딕을 볼넷으로 각각 내보내며 다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김진욱은 침착하게 후속 보야스키를 유격수 뜬공 처리, 실점하지 않았다.
하위타선을 만난 4회 마침내 첫 삼자범퇴를 만든 김진욱은 1-2로 끌려가던 5회 추가 실점했다. 케넬리의 내야안타와 2루 도루로 처한 2사 2루서 카미네로에게 1타점 쐐기 적시타를 맞았다. 다만 3루수 김태연의 실책으로 이어진 2사 1, 3루 위기는 보야스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극복했다.
김진욱은 1-3으로 뒤진 6회 양경모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호주리그 두 번째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75개(스트라이크 50개).
롯데에서 질롱 코리아로 파견된 김진욱은 지난달 30일 시드니 블루삭스전에서 악몽의 데뷔전을 치렀다. 선발로 나서 2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8실점의 쓴맛을 본 것. 1회부터 9타자 상대 5실점, 2회 7타자를 만나 3실점하며 9-25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진욱은 새해 첫날 시드니전을 앞두고 46살의 나이에도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옥스프링(시드니)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중계화면을 통해 옥스프링이 체인지업 그립의 새끼손가락 위치를 세심하게 알려주는 모습이 포착된 것. 지도 후에는 김진욱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선수를 독려하는 리더십까지 뽐냈다. 옥스프링은 지난 2007~2008, 2013~2015시즌 LG, 롯데, KT 등에서 뛰며 KBO리그 5시즌 통산 49승(40패)을 거뒀다.
강릉고 에이스 출신인 김진욱은 2021 신인드래프트서 롯데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은 좌완 특급 유망주다. 그러나 프로의 높은 벽은 실감하며 2년 동안 각종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데뷔 시즌 39경기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에 이어 지난해에도 14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6.36의 부진 속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비록 아직 2경기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김진욱은 유망주답게 첫 경기 악몽을 바로 다음 경기에서 털어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옥스프링의 원포인트 레슨도 미미하지만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퍼스 히트는 호주 리그 팀 타율(2할6푼8리), 홈런(41개) 2위를 질주 중인 타격의 팀이다. 질롱 코리아의 퍼스 히트 상대 전적 또한 7경기 1승 6패 압도적 열세다.
질롱 코리아는 오는 22일 애들레이드전을 끝으로 호주리그 정규시즌을 마무리한다. 뒤늦게 합류한 김진욱이 남은 기간 소득을 얻고 롯데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진욱은 롯데가 기대하는, 또 롯데에서 반드시 제 역할을 해야하는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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