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슈퍼루키는 일찍 매 맞았다…2년차 징크스? 이의리의 길로 간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찍 매를 맞았다. 2년차 징크스? 이의리의 길을 따라가면 된다.
냉정하게 보면, KIA 슈퍼루키 김도영(20)은 2022시즌에 슈퍼루키가 아니었다. 광주동성고 시절 역대급 재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입단했지만, 1군을 평정하기엔 무리였다. 103경기서 타율 0.237 3홈런 19타점 37득점 13도루 OPS 0.674.
시범경기 타격왕에 오르면서 신인왕 후보로 강력하게 부상했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에게 개막전 리드오프를 맡기는 등 4월 내내 주전 3루수로 기용하며 ‘제2의 이종범’을 증명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고교와 프로 1군의 엄청난 격차를 확인한 1년이었다.
실제 김도영은 시즌 도중 시범경기 타격왕을 두고 “선배님들이 그냥 치라고 준 공”이라고 했다. 정규시즌서 완전히 달라진 볼배합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백업으로 밀려나면서 간혹 타석에 들어선 탓에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단, 수비와 주루만큼은 1군 선배 내야수들에게 뒤지지 않았고, 덕분에 8월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한 시간을 제외하면 1년 내내 1군 백업으로 버텼다.
예상대로 신인왕은 불발됐지만, 김도영에게 2022년은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한때 2군에 내려가 차분하게 타석을 채우며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선배들이 무조건 여기에(1군) 있는 게 좋다”라고 했던 의미를 알게 됐다.
1군 풀타임을 잘 보낼 수 있는 선배들의 노하우와 자기관리 등을 자연스럽게 어깨너머로 보며 체득했을 것이다. 즉, 김도영은 2022시즌에 보통의 고졸 1년차가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작년의 고전이, 2023시즌의 성장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종목을 불문하고 잘 나갔던 신인들이 2년차에 약간의 방심, 상대의 집중견제 등으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는 경우가 있다. 김도영도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1년차를 혹독하게 보냈던 만큼, 오히려 올 시즌에는 작년보다 조금 수월한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실제 김도영은 지난시즌 막판 타격에서도 날카로운 맛을 끌어올리며 언뜻 남다른 떡잎을 보여줬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된 듯한 인상이었다.
김도영의 1년 선배 이의리는 신인이던 2021시즌 전반기에 선발 한 자리를 꿰차며 잘 나갔다. 그러나 자신의 부주의로 덕아웃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사실상 후반기를 날렸다. 몸 관리에 잠시라도 방심이 있으면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고, 2022시즌에는 기어코 풀타임을 소화하며 생애 첫 10승을 쌓았다. 이의리도 신인 때 미리 고생한 뒤 2년차 시즌에 업그레이드했다.
물론 이의리는 신인왕을 받았다는 점에서 김도영과 다르긴 하다. 그러나 신인왕보다 더 중요한 건 오랫동안 야구를 잘 하는 것이다. 김도영은 올해 선배 류지혁, 이적생 변우혁과 몸을 부대끼며 주전 3루수 경쟁에 나선다. 주전 3루수를 차지하고, 2년차 징크스까지 무시한다면 슈퍼루키가 아닌 슈퍼 영건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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