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리뷰] '아이폰이냐, 갤럭시냐' AI에 물어보니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아이폰이냐, 갤럭시냐. 스마트폰 등장 이후 최대 난제 중 하나다. 검색창에도 관련 질문이 즐비하다.
누군가 내게 스마트폰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대개 이렇게 말했다. 가두리 양식장 같은 생태계 안에서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편의성을 원한다면 아이폰, 다양한 선택지를 스스로 정하고 싶다면 갤럭시를 사라고. 그 이상은 취향의 영역이라고.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 개인의 요구와 선호를 고려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아이폰의 사용 편의성과 강력한 앱과 서비스 생태계를 선호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갤럭시의 다양한 기능과 옵션을 선호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개인에게 적합한 스마트폰은 개인의 요구와 계산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의 답변이다. '아이폰이냐, 갤럭시냐'라는 이지선다의 문제에 챗GPT는 제법 그럴싸한 대답을 내놓았다. '리뷰어'들이 내놓는 보편적인 답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 블로그, 지식인 등 관련 콘텐츠를 늘여 놓는 검색 서비스와 달리 사람에게 묻는 것처럼 직관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재차 물어보자 "아이폰과 갤럭시 스마트폰 중 어떤 것이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개인 취향과 요구 사항에 따라 다르다"며 각 제품의 장점을 열거했다.
아이폰의 장점으로는 △안정적인 운영 체제와 좋은 앱 생태계 △우수한 카메라 성능과 제작 품질 음질이 △우수한 음성 통화 기능, 갤럭시의 장점으로는 △우수한 카메라 성능과 기능 △저렴한 가격 △갤럭시 제품군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 등을 꼽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엉성하지만, 얼핏 보기엔 그럴싸한 답변이다.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1000달러대 스마트폰 추천을 요구하자 '갤럭시S21', '아이폰12', '구글 픽셀5'를 추천했다. 현재 챗GPT에 2021년 이후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대 대표적인 플래그십 모델들이다.
이처럼 챗GPT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초거대 AI GPT3.5를 기반으로 인간의 언어로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답변을 내놓는다.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대형 언어 모델(LLM)로, 추론을 통해 예측한 가능성이 높은 답변을 출력한다.
단순한 정보 제공 외에도 텍스트에 기반한 문제 풀이, 코딩, 시나 소설 창작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을 풀게 하자 정답을 뚝딱 내놓을 뿐만 아니라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까지 술술 늘어놓았다. 한국어 영역의 경우 아직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처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탓에 일부 부정행위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반대로 문제나 과제를 챗GPT가 생성하도록 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개발사인 오픈AI에 따르면 챗GPT는 △잘못된 정보를 생산할 가능성 △유해하거나 편견이 있는 콘텐츠 생산 가능성 △2021년 이후의 사건에 대한 정보 미반영 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용법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챗GPT가 당장 위협하고 있는 분야는 검색 서비스다. 지난달 '뉴욕타임스'는 구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경영진이 '코드 레드'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주요 수익 모델인 '검색 서비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검색엔진에 챗GPT 적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검색이 '검색어 입력-검색 결과 탐색-결과 도출'의 과정이라면, 챗GPT는 '질문-(인공지능에 의한) 답변'이라는 과정을 통해 보다 간편하게 정보를 제공한다. 기존의 검색 환경이 바뀔 수 있는 지점이다.
'아이폰이냐, 갤럭시냐'를 놓고 즐비한 방대한 콘텐츠들은 결국은 '취향'이라는 고루한 답변을 내놓는 걸 챗GPT는 바로 결론부터 얘기해주는 것처럼 말이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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