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믿고 오늘도 ‘SNS질’ 나선 CEO님…“주주들은 무슨 죄냐?” [추적자 추기자]
생산실적 부진 등 위기맞은 테슬라
트위터 인수후 정치발언 증가 우려
기업의 정치발언...득보단 실이 커
사실 일런 머스크는 이번 조 바이든 행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습니다. 친환경 정책과 ESG 우선 기조를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전기차 기업 CEO 초청 행사를 개최하며 무려 테슬라를 제외해버렸습니다. 전기차 세계 1위 기업을 왜 뺀 걸까요. 바로 테슬라가 가짜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유였습니다. 전기차라는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은 불투명하고, 인종 차별, 성차별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 역시 바이든 정부의 초부자 증세 정책 등을 맹비난하며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이런 갈등 가운데 테슬라의 ESG 점수는 계속 저평가됐고 테슬라의 핵심 기술인 전기차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되며 테슬라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죠.
이처럼 미 정부와 테슬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아예 머스크는 대놓고 공화당 지지 선언에 나서는 등 노골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습니다. 테슬라는 종교라는 말이 있을 만큼 큰 팬덤을 보유한 일런 머스크는 이러한 지지를 바탕으로 아예 독자적인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인데요. 이러한 영향력 확대의 가교가 바로 미국을 대표하는 SNS 트위터입니다. 단문 SNS를 표방하는 트위터는 작년 말 논란 끝에 일런 머스크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머스크는 인수하자마자 그동안 잠금 돼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계정을 살려줬습니다. 또한 인수를 위해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을 대거 매각했고 이로 인한 테슬라의 주가는 폭락하는 등 여러 악재가 겹쳐 일어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1억2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파워 인플루언서이기도 합니다. 작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아예 공화당을 찍으라는 독려 SNS를 올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죠.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이러한 행보가 역효과를 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머스크와 반대로 하는 반머스크 조직의 활동도 활발한 만큼 이러한 머스크의 행보는 이모저모로 주목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기업인의 정치 활동 및 발언은 한국에서도 굉장히 보수적으로 인식됩니다. 자칫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기업 이미지와도 직결되기 때문인데요. 상당수 기업 오너와 전문경영인은 정치와 거리를 두고 경영활동에 매진하는 모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 당시에도 K스포츠 및 미르재단 사태와 관련한 대기업 연루로 큰 곤욕을 치른 바 있죠. 성남FC 후원 의혹과 관련돼 네이버 역시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작년 초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을 겨냥했단 해석과 더불어 정치권의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정 부회장은 중국을 저격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후 당시 대선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신세계 계열사 이마트에서 쇼핑하는 모습을 보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 시립대 교수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활동에 대해 “충동 조절의 부재가 시장 리더로서 테슬라의 죽음을 가속했다”고 기고를 통해 평했습니다.
3일 뉴욕타임스 칼럼을 쓴 폴 크루그먼은 “머스크는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공화당 투표를 독려하는 정치 트윗으로 테슬라 브랜드를 더럽혔다”며 “머스크가 자신에게 가장 우호적인 고객들에게 자신이 누군지 조금만 더 감췄다면 심판의 날을 연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현재 테슬라의 상황만 놓고 봐도 위기의식이 커지는 와중에 머스크가 불난 집에 기름을 사실상 부은 꼴이라는 의미입니다.
과연 머스크는 천재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해 이러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요. 정치가 발목 잡은 테슬라의 위기, 그 결말이 궁금해지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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