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계란, 그리고 코로나19[차이나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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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객'으로 유명한 쿵칭둥(孔慶東) 중국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24일 자신의 SNS 웨이보(微博)에 이 같은 글을 게재했다.
쿵 교수는 해당 '고사'이 의도도 출처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은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전문가로 알려진 장원훙(張文宏) 푸단(復旦)대 교수를 겨냥한 창작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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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유명 논객 감염병 전문가 ‘저격’ 후 계정폐쇄
의료 논란에서 ‘표현의 자유’ 및 ‘정적 탄압’ 논란으로 확대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송나라 진종(眞宗)이 죽던 건흥 원년(1022년), 목주(睦州)의 장(張) 압사의 세 살배기 아들 아문(阿文)이 몰래 계란을 먹다 목에 걸려 죽었다. 장 씨 부부가 통곡하던 그 날 꿈에 아들이 나타나더니 “저는 전생에 무능한 의원이었기 때문에 이제 지옥에서 죄 값을 받는 것이니, 두 분은 크게 슬퍼하지 말아 주십시오. 천 년간 이곳에서 죄를 씻고 환생해 의사로 굉장한 이름(宏名)을 떨칠 것입니다. 저를 위해 하루에 계란 두 개를 드셔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부부가 곧 이를 듣고 평안해졌다’
‘막말 논객’으로 유명한 쿵칭둥(孔慶東) 중국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24일 자신의 SNS 웨이보(微博)에 이 같은 글을 게재했다. 쿵 교수는 해당 ‘고사’이 의도도 출처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은 현재 중국의 코로나19 전문가로 알려진 장원훙(張文宏) 푸단(復旦)대 교수를 겨냥한 창작이라고 해석했다. 고사 속 아들이 다시 태어나겠다는 천 년 뒤는 글을 쓴 2022년이고, ‘의사로 굉장한 이름을 날릴 장아문’은 결국 장 교수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가 코로나19 예방법 중 하나로 “하루에 계란 두 개를 섭취하라”고 권고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단백질이 많은 계란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주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 의료 인프라 확충 등 근본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이 같은 발언에만 머무르는 보건당국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지적했다고 많은 사람들은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에 비판적이던 인사나 대외 매체나 등에게 ‘막말’을 퍼붓던 쿵 교수의 이같은 발언은 당국의 무능력한 코로나19 대응을 비꼬아 시원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어떻게든 코로나19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비꼬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반응도 많다. 쿵 교수 외에도 쓰마난(司馬南) 등 많은 중국 논객들은 아직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방역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중국 보건 당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화제가 된 이 글은 6일 쿵 교수의 웨이보 계정이 ‘영구 폐쇄’ 조치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웨이보 측은 “전염병 앞에서 많은 전문가와 학자들과 열성적인 네티즌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권위 있는 예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전염병 예방을 도울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은 각자의 견해와 입장이 있으며, 관점에 따라 폭언을 하거나 인신 공격 및 극단적인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해당 계정의 폐쇄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그동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정적’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지지했고, 시 주석 초창기 탄압받았던 쿵 교수를 단속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쿵 교수 외에도 정부를 비판한 논객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 쿵 교수의 계정만이 정지된 데 대해 쿵 교수의 ‘전력’이 당국에 밉보였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안이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통해 ‘1인 체제’를 굳건히 한 중국 정계에서 새로운 반대파들의 태동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그동안 중국 국민들의 ‘정부 신뢰’가 큰 타격을 받았고, 한동안 없을 것 같던 시 주석의 반대세력의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현재 상황이 ‘안정세’에 들어섰다고 하지만 많은 중국인들은 제대로 된 환자 통계조차 발표하지 않는 당국의 방역정책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경제와 방역은 물론 사회적인 불만까지 커지는 가운데 ‘시진핑 3기’의 고민과 과제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간의 제로 코로나가 해제되면서 중국은 이전에는 겪지 못하던 격동의 시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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