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커브"로 버틴 5년, 이제 新무기 장착…"감이 좋아요"

김민경 기자 2023. 1. 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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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커브라고 보면 됩니다."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은 201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투수코치로 지낼 때 마무리캠프에서 우완 이승진(28, 두산 베어스)의 커브를 보고 감탄했다.

이승진은 신인 시절 김경태 코치(현 LG 트윈스 불펜코치)에게 너클 커브 그립을 배웠다.

커브는 이승진을 대표하는 무기가 됐고, 202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뒤로 직구 구속이 150㎞까지 껑충 뛰어오르면서 커브는 훨씬 위력적인 구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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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진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신이 내린 커브라고 보면 됩니다."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은 201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투수코치로 지낼 때 마무리캠프에서 우완 이승진(28, 두산 베어스)의 커브를 보고 감탄했다. 당시 손 단장은 "커브를 던지는 선수는 많지만, 이처럼 정통 커브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현재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승진은 신인 시절 김경태 코치(현 LG 트윈스 불펜코치)에게 너클 커브 그립을 배웠다. 실전에는 활용하지 않다가 2017년 마무리캠프에서 장난삼아 이 커브를 던졌는데, 손 단장이 우연히 이 장면을 포착했다. 손 단장은 "그 좋은 커브를 왜 안 썼냐"고 타박 아닌 타박을 하며 주 무기로 다듬어 볼 것을 주무했다.

손 단장의 한마디는 이승진의 야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커브는 이승진을 대표하는 무기가 됐고, 202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뒤로 직구 구속이 150㎞까지 껑충 뛰어오르면서 커브는 훨씬 위력적인 구종이 됐다. 2021년에는 47경기에서 1승, 2세이브, 13홀드, 48⅓이닝, 평균자책점 3.91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러다 5년 만에 한계에 부딪혔다. 지난해 이승진의 직구 구속이 140㎞ 중반대까지 떨어지니 커브가 예전처럼 쉽게 타자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35경기에서 3승, 2홀드, 31⅓이닝, 평균자책점 6.61에 그친 뒤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새로운 무기는 포크볼이다. 6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이승진은 "마무리캠프에서 포크볼을 많이 연습했다. 2020년에는 던졌던 구종인데, 손에 잘 안 익어서 안 던졌다. 손에서 자꾸 빠지더라. 올해는 포크볼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1년에는 직구 구속에 집착을 했는데, 지난해는 150㎞가 나오질 않으니까 집착을 버렸다. 150㎞까지 나올 때는 직구 제구가 잘되면 커브 하나로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140㎞ 중반대니까 커브로는 힘들더라"고 털어놨다.

두산에는 포크볼 마스터가 많다. 정재훈 투수코치가 대표적이다. 지금 포크볼을 던지는 두산 투수들은 대부분 정 코치의 손을 거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부터 새로 합류하는 박정배 불펜코치 역시 현역 시절 포크볼로 명성을 떨쳤다. 이승진은 호주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으로 두 코치에게 포크볼을 전수받으려 한다.

이승진은 "포크볼을 던지는 그립을 그동안 많이 바꿨는데, 지금 그립이 손에 잘 익었다. 캠프에 가서 두 코치님께 여쭤보면서 더 다듬어 가려고 한다. 지금 캐치볼 할 때 포크볼을 던져보면 감이 좋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2014년 SK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승진은 아직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 두산에 와서 필승조로 활약하며 이제는 자리를 잡는가 싶었는데, 지난해 부진으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새해에는 반드시 1군에서 한 시즌을 버티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

이승엽 신임 감독은 이승진에게 올해 50경기, 2점대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잡아줬다. 이승진은 가을야구까지 포함해 60경기에 등판하는 것을 목표로 이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이승진은 "포크볼도 포크볼이지만, 얼마나 몸을 빨리 잘 만드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제구까지 호주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다 보여 드려야 개막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새해 소망은 팀의 우승이다. 두산은 지난해 9위에 그쳐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이승진은 "올해는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우승하는 데 있어서 내 기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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