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뉴스] 유통기한 살짝 지난 화장품…식중독균까지 나올 줄은
[앵커]
이슈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윤정식 기자의 발품뉴스 시간입니다. 요즘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공간이 점점 늘다 보니 화장품을 다시 꺼내는 분들 많죠. 새로 사긴 아깝고, 전에 사 둔 걸 다시 꺼내야 하나 싶으시죠. 사용해도 괜찮은 건지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지난 화장품을 모아 세균 검사해봤습니다. 제 것도 한 번 검사를 맡겨봤는데요. 어떻게 나왔을까요.
윤정식 기자가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기자]
코로나19 거리 두기 조치의 핵심이죠.
실내 마스크 쓰기.
이걸 언제 해제 할지를 두고 논의가 한창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다시 화장에 신경 쓰기 시작했습니다.
묵혀둔 화장품을 주섬주섬 찾는 분도 많은데요.
유통기한이 지난 것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 화장품들 정말 써도 되는 걸까요.
제가 동료들 화장품을 일부 받아 상태가 어떤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강지영/앵커 : {제가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을 좀 찾고 있거든요. 혹시 있으세요?} 제가 그렇지 않아도 버리려 꺼내놓은 게 있는데 이거 괜찮을까요? {이게 뭐죠?} 입술에 바르는 건데요. {립글로스인가요?} 네 {얼마나 된 거예요?} 한 5~6년 됐을 거예요.]
앵커도 기자도 작가도 다들 오래 사용한 화장품을 내놓습니다.
유통 기한이 지났거나 거의 임박한 것들입니다.
[백서현 양주영 : 손에 짜서 피부에 이게 하얘지는 겁니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거군요.} 이거 제가 제일 아끼는 섀도예요. {어디 바르는 거예요?} 눈두덩이요.]
이 화장품들을 한 대학 실험실로 가져갔습니다.
적정량을 떼어내 식약처가 제시한 '미생물한도 시험법'에 따라 검사를 해봤습니다.
[구자룡/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 {검사 결과가 좀 나왔나요?} 네. {뭔가 많이 나온 것 같네요. 이건 뭔가요?} 황색포도상구균이 자라는 모습입니다. {식중독균이잖아요.} 네 그렇습니다. {이건 뭔가요?} 이건 대장균군이 자랐습니다.]
검출된 세균 수는 깜짝 놀랄만했습니다.
화장품 업계가 자율적으로 만든 기준은 1g에 1천마리.
그런데 립글로스와 립스틱에선 각각 2백만 마리와 140만마리 마스카라와 아이섀도에서도 110만과 100만 마리가 나왔습니다.
특히 눈가에 접촉하는 제품에선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군도 나왔습니다.
[구자룡/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 눈에 들어갔을 때 눈에 어떤 충혈이나 또 상처를 줄 수 있고요. 식중독을 유발해 설사나 복통이나 이런 것들을 유발할 수가 있습니다. {이걸 음식으로 말하자면 어떻게 된 건가요?} 상한 거죠. {상온에서 보관했다는데 문제가 되나요?} 상온이라도 미생물은 조건이 되면 언제든 자랄 수 있습니다.]
균은 어디서 오는 걸까?
[노미령/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 손이 세균의 온상이거든요. 화장품을 바를 때 손으로 사용하거나 화장품을 사용하는 도구에 (손에서 온) 여러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장품 제조사는 제품에 방부제를 일부 넣습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지나면 효과가 거의 사라져 이렇게 되기도 합니다.
실제 시민들이 쓰는 화장품 유통기한은 어떤지 확인해봤습니다.
[이윤아/서울 강동구 : 아, 이거 (유통기한이) 작년 12월까지였네요, 최근이었네요, 저도 몰랐네요. {그러면 이거 버리실 건가요?} 그냥 쓰지 않을까요.]
[김은재/경기 시흥시 : 2022년 5월까지네요.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네요.} 마스크를 쓰다 보니까 제가 화장을 맨날 하는 게 아니기도 하고 새로 사는 게 돈이 아깝기도 하고…]
화장품 유통기한은 용기 상단이나 아래 표기돼 있습니다.
하지만 구입 시기가 헛갈리고 확인이 힘들면 아껴 쓰지말고, 1년 만 사용 후 버리는게 좋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값비싼 색조 화장품은 현재 두루쓰이는 제품보다 용량이 더 적은 제품이 출시 돼야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인턴기자 : 백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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