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10만원 내니 거지 취급”… 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서울 마포구 아현 웨딩거리의 웨딩드레스 판매점에 드레스들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축의금 적정 금액은 얼마일까. 직장 선배 결혼식에 축의금 10만원을 내고 아내와 참석했다가 면박을 당했다는 사연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축의금 논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논쟁이 시작된 건 지난 3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결혼식에 아내를 데려갔다고 면박줬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 때문이다. 작성자 A씨는 2주 전 아내와 함께 회사 선배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는 선배가 자신의 결혼식 때 10만원을 축의금으로 냈기 때문에 똑같이 10만원을 돌려줬다고 했다.

결혼식을 마친 뒤 이 선배는 A씨에게 “10만원 내고 아내까지 데리고 와서 밥 먹었냐”며 핀잔을 줬다고 한다. 이에 A씨가 “어떻게 아내를 두고 (결혼식에) 혼자 가느냐”라고 설명했는데도, 이 선배는 며칠 동안 축의금 문제로 A씨를 타박했다고 한다. A씨는 “나를 거지 취급하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다”며 “내가 정말 잘못한 건가”라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하며 토론으로도 이어졌다. A씨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주말에 시간 내서 와준 것 만으로 감사한 것 아닌가” “결혼 식대를 왜 하객이 부담해야 하나” “이제는 10만원을 내고도 욕을 먹는구나. 축의금 기준이 너무 높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반면 고물가로 식대와 대관료 등 예식 비용이 증가한 만큼 하객도 예비부부의 고충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요즘 식대가 비싸 한 명 더 데려가면 추가로 더 냈어야 한다” “기본 축의금이 10만원인데 5만원이라도 더 내는게 맞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을 데려가는 건 예의가 아니다” 등의 의견이었다.

소득이 적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 사이에선 축의금 문화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5만원, 참석하면 기본 10만원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지난해 20∼30대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적정 축의금 액수가 평균 7만8900원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53.3％는 ‘10만 원 미만’, 45.3％는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이 적정하다고 답했다.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가장 큰 기준으로는 ‘친밀도’(83.3％)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경제적 상황’(9.3％), ‘주변 사람이 내는 액수’(4.0％)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