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번복’ 이기영에 수색 난항…“또 거짓말일 가능성도”
택시기사와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기영(31)이 의도적으로 경찰에 시신 유기 장소를 잘못 알려줬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기영은 최초에 전 여자친구의 시신을 경기 파주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말했다가 최근 인근 2km 떨어진 다리 주변에 시신을 묻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그러나 경찰이 사흘째 새 장소에서도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7일 YTN라디오 ‘뉴스와이드’에서 “이 장소마저도 사실은 허위라는 가설이 있다”며 “이기영 입장에서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 것이 양형에 있어서 아주 유리하기에, 의도적으로 엉뚱한 곳을 지목을 하면서 마치 사실인 양 얘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시신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살인 혐의의 증거는 자백밖에 남지 않아서, 확실한 정황증거 없이는 유죄 판결을 받기 어려운 점을 노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기영은 평소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어떤 면에서는 허언증이나 리플리증후군까지 예상된다”며 “결국은 이기영의 진술에 의존하기보다는 다른 구체적인 증거를 들이밀며 추가 범죄 수사를 하고, 다른 신문 기법을 활용해서 시신을 빨리 찾아야 유죄 입증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거짓말로 수사 혼선을 준 점을 두고는 “이 사람의 성향 자체가 목전에 있는 불리함을 즉각적인 거짓말로 피하는 역량은 뛰어나다”고 했다.
다만 이기영이 실제로 정확한 장소를 알려줬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 시신 발견이 어려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교수는 “벌써 4개월 이상이 지났고 더군다나 주변이 범람을 했던 곳이기 때문에 시신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날씨가 춥고 땅도 얼어 있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도 예상된다”고 했다.
최단비 변호사도 “이기영은 현장 검증에서 위치와 범행 방법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수색견들의 태도나 거짓말탐지기가 법적인 증명력은 없지만 현재까지는 지금 마지막으로 지목한 저 장소가 맞지 않나 이렇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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