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휘발유 뿌리고 불까지…‘공포의 생일빵’ 대체 언제부터?
2020년 7월 한 20대 청년 A씨가 사회에서 알게 된 또래 청년들에게 끌려가 화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SB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노래방 일을 돕다 알고 지낸 지 한두 달 정도인 또래 청년들에게 끌려갔다.
이들은 생일을 축하해주겠다면서 A씨를 공터로 끌고가 의자에 앉힌 뒤 몸을 테이프로 묶었다. 머리에는 두건을 씌우기도 했다.
이후 A씨 주변에 휘발유를 뿌린 다음 양 무릎에 폭죽을 올렸다. 폭죽이 터지자 휘발유에 불이 붙었고 불길은 A씨 몸으로 옮겨갔다.
A씨가 고통을 호소하면서 119를 불러달라고 했지만 이들은 구급차가 쉽게 찾아오지 못하는 곳이라고 답했다.
A씨는 이 일로 전신의 40%에 3도 화상을 입었다. A씨 어머니는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집행유예가 나올 것이라는 검사의 말을 듣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일빵을 빙자한 끔직한 폭행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공사장 근처에서 10대 중·고등학생 4명이 또래 학생을 집단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경찰서에서 “생일빵으로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당시 한 시민이 현장 영상을 찍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생일빵이 처음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시기는 1989년이다. 이때 한 재수생이 친구들로부터 주먹세례를 받고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한 매체는 당시 이 사건 보도를 통해 생일빵이 1980년대 중반 대학가 운동권 학생들이 모임 자리에서 친밀감을 다지기 위해 가볍게 주먹으로 치던 관습이 변질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민속학 전문가인 황경숙 부경대 외래교수에 따르면 이는 운동권을 향한 기성세대의 부정적 시선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
황 교수는 2011년 발표한 자신의 논문을 통해 “생일빵에 나타나는 폭력적 행위는 상호 폭력이 허용될 수 있는 호의적 관계임을 상호 인정하는 모종의 약속을 근간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잇따르는 사건들은 더 이상 ‘끼리끼리 문화’의 하나로 볼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A씨 어머니는 “치료비라도 해달라고 요구했더니 본인들은 돈이 없다고 하더라”라며 울분을 토했다.
A씨의 치료비는 1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피부이식과 재건 치료를 하면서 치료비가 불어났다. 합의금의 2배가 됐다. A씨는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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