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열3위 하원의장에 공화 케빈 매카시…"中과 경쟁서 승리"(종합2보)
바이든, 2년 남은 임기 사회보장·메디케어·안보 등 법안에 초당적 협력 당부
(서울·워싱턴=뉴스1) 최서윤 기자 김현 특파원 = 7일 미국 118대 하원의회가 출범 닷새 만에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를 의장으로 선출했다. '역대 5번째 최다' 기록인 15차 투표 만이다.
미 하원은 6일(현지시간) 12·13·14차 투표를 열었지만 당내 강경파의 저지로 선출에 실패한 뒤 15번째 투표를 열었다. 그리곤 0시를 넘겨 최종 결과가 확정된 것이다.
매카시 신임 의장은 첫 의사봉을 두드린 뒤 취임 선서를 했다. 이어 가진 연설에서 "하원의장으로서 나의 궁극적 책임은 우리 나라를 위한 것"이라며 "중국과의 경제적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하원 다수당 지위는 지난 11·8 중간선거를 거쳐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투표 결과 확정 직후 성명을 내고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개원 닷새 만에 15번 투표 거쳐 천신만고 끝에 선출
매카시 신임 의장은 6일(현지시간) 밤 본회의 중 진행된 15차 투표에서 216표를 득표, 재적 의원 434명(사망으로 인한 궐위 1명 제외) 중 전체 유효투표(428표)의 과반을 얻어 하원의장직을 거머쥐었다. 결과가 나온 건 밤 12시를 넘어서다.
미 118대 하원은 지난 11·8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탈환, 공화당 추천 매카시 의장의 선출이 예상됐지만 당내 강경파의 반대로 개원 나흘간 14차례 투표에도 결과를 보지 못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 20명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 견제를 위해 의사규칙 변경을 요구하며 매카시 반대 및 지지 유보를 주장, 쉽사리 표를 주지 않았다. 결국 또 다시 선출에 실패하는가 싶었는데 반전이 일어났다.
앞서 12차 투표에선 20명 중 13명이, 13차 투표에선 14명이 매카시 지지표를 줬고, 14차 투표에선 남은 6명 중 2명이 기권표인 '재석(present)'표를 줬다. 이후 15차 투표에서 남은 4명 중 1명 더 재석으로 돌아선 것이다.
재석 투표는 총 유효투표수에는 산입되지 않아 하원의장직 당선을 위한 '과반 득표'의 문턱을 낮춘다. 이로써 매카시 의장은 216표를 받아 과반으로 당선했다. 전임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216표로 당선한 바 있다.
하원의장 선출 투표가 10차례 이상 진행된 것은 1859년 윌리엄 페닝턴(44번) 이후 164년 만이다. 투표 횟수로는 △너새니얼 뱅크스(1855년·133번) △하월 코브(1849년·63번) △페닝턴, 존 테일러(1819년·22번)에 이어 미 역사상 5번째로 많은 회차의 투표로 의장직에 오른 셈이다.
◇두 번 도전 후 꿰찬 하원의장직…트럼프가 막후 지지
매카시 의장은 지난 2015년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중도 사퇴로 치러진 하원의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설화(舌禍)로 인해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의 당선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후 지지도 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당내 강경파에 전화를 돌리며 매카시 의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강경파인 게이츠와 빅스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CNN이 15차 투표 직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사람은 15차 투표에서 모두 '재석' 투표를 했다.
매카시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 케빈"이라고 부를 만큼 친(親) 트럼프 인사로 분류된 인물이다. 미 의회와 법무부가 트럼프의 선동 등 혐의를 조사하자,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그가 이번에 잡게 된 하원 의사봉 무게는 가볍지 않다. 미국에서 하원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상원의장 겸임)에 이어 의전서열 3위에 해당하는 자리다.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지만, 겨우 10석 앞서는 근소 차다.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미국 정치권은 이제 곧 내년 대선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열된 당을 규합해 민주당을 견제할 임무도 안게 됐다. 내년 대선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도전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바이든, 초당적 협력 당부…"공화당과 함께할 준비 돼 있어"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하원의원이 15차 투표만에 매카시 대표의 의장직 선출을 확정지은 직후 성명을 내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후 밝혔듯, 가능한 부분에서 공화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고 유권자들도 이에 대한 기대를 분명히 했다"며 "하원 지도부가 결정됐으니 이제 그 과정이 시작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50년 만에 가장 낮은 실업률을 달성하고 2021년과 2022년을 기록적인 일자리 증가의 해로 만들었다"며 "경제적 진보를 계속하고, 사회 보장과 메디케어를 보호하며,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게 급선무"라며 공화당에 국정 운영 관련 필수 법안 협력을 촉구했다.
이어 "지난 2년이 보여주듯 우리가 함께 할 때 우리는 국가를 위해 심오한 일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주 나는 켄터키를 방문, 초당적 인프라법으로 전국 지역사회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걸 강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책임 있게 정치하고 우리가 미국 가계의 이익을 최우선시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취임 일성 "나라 위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
이날 매카시 의장은 첫 의사봉을 두드린 뒤 가진 연설에서 중국과의 경쟁에서의 승리를 다짐했다.
CNN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우리는 중국 공산당의 부상과 미국의 장기적 도전과제에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 관련 초당적 위원회를 구성해 어떻게 하면 중국으로 넘어간 수십만 일자리를 되찾을지 연구하고 경제적 경쟁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오늘 여기서, 내주, 내달, 내년에 하는 일이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의 톤을 결정지을 것" "하원의장으로서 나의 궁극적 책임은 우리 당이나, 우리 의회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를 위한 것"이라며 "이제 힘든 여정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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