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설 곳 더는 없다”… ‘사나이 우행순’ 개봉박두 [이슈 속으로]
서울올림픽서 銀 따며 화려한 등장
선 굵은 유럽벽에 막히자 내리막길
2021년 선수권선 32國 중 31위 ‘뚝’
11일 선수권 출전… 부활 날갯짓
외국인 사령탑에 최정예 멤버 구성
프로리그 출범 앞두고 재기 정조준
프레이타스 男 핸드볼팀 감독
“속도·창의성 좋고 경기 운영력 강점
조직력 가다듬고 수비력 향상 애써
세계수준 팀과 실전경험 쌓기 주력”
우리나라 남자 단체 구기 종목 가운데 올림픽에서 최초로 메달을 딴 종목이 뭘까. 정답은 핸드볼이다. 우리나라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당시 예상을 뒤집고 결승까지 진출한 대표팀은 금메달을 코앞에 두고 소련에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2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서울올림픽에서 정점을 찍은 뒤 한국 핸드볼은 서서히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다. 남자 핸드볼 강점은 아기자기한 플레이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때 유럽에선 하드웨어를 앞세운 선 굵은 경기를 펼쳤고, 대표팀은 이 벽에 막혔다.
변방으로 밀려난 남자 핸드볼이 부활의 날개를 편다. 대표팀은 11일부터 열리는 제28회 스웨덴·폴란드 세계남자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핸드볼 대표팀은 최정예 멤버를 꾸렸다.
우선 대한핸드볼협회는 핸드볼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인 홀란도 프레이타스(57·포르투갈) 감독을 임명해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프레이타스는 핸드볼리그 전 경기를 직접 살펴보며 선수를 선발했다. 최고참 강전구(32·두산·CB)부터 막내 이창우(19·한체대·GK)에 이르기까지 신구 조화도 완벽하게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핸드볼 대표팀은 이를 갈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강화훈련에 집중한 대표팀은 지난달 25일 결전지로 떠나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이번 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국 핸드볼이 프로리그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핸드볼협회는 핸드볼프로리그 추진위원회를 정식 발족하고 실업인 핸드볼코리아 리그의 연말 출범을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프로리그 출범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은 최태원 SK 회장 의지가 반영됐다. 최 회장은 2008년 협회를 이끌게 된 이후 전용 경기장을 건립했고, 남녀 실업팀을 나란히 창단하며 애정을 쏟고 있다. 프로리그 추진위원장은 송진수 핸드볼협회 수석부회장 겸 KH에너지 회장이 맡았다.
스포츠에서 국제대회 성적은 흥행과 직접 연결된다. 프로야구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반등에 성공했다. 야구를 보기 위해 한 해 최고 840만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정도가 됐다. 여자 배구 역시 2021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한 뒤 관중몰이에 성공했다. 2023∼2024시즌부터 프로리그가 출범하는 핸드볼로서는 국제대회 성적이 간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 핸드볼을 올림픽 무대로 되돌린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다.”
남자 핸드볼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에 임명된 홀란도 프레이타스(57·포르투갈) 감독은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었다. 잃어버렸던 핸드볼 강국 지위를 되찾아 과거 영광을 재현해 보겠다는 의지가 명확했다.
하지만 경쟁상대인 유럽의 핸드볼 선진리그와 비교해 보완해야 할 점도 명확했다. 프레이타스 감독은 “유럽에서는 상대방 세트플레이를 방해하는 수비를 자주 선보인다”며 “장거리에서 던지는 슛도 한국보다 유럽에서 더 잦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핸드볼 약점에 대해 ‘부족한 경험’과 ‘얇은 선수층’을 꼽았다. 프레이타스 감독은 “유럽 대표팀은 서로 경기를 갖고 경험을 쌓지만 한국은 그럴 기회가 많지 않다”며 “예전처럼 한국 핸드볼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을 갖춘 팀과 자주 경기를 치러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출국한 대표팀이 현지에서 브라질, 폴란드, 튀니지와 차례로 평가전을 가진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프레이타스 감독은 “진천선수촌에서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지난 여름캠프에서 했던 훈련을 상기시키면서 조직력을 가다듬었다”며 “선수들 몸 상태와 체력적인 부분에도 신경 쓰면서 수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애썼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난 대회 아쉬움을 털고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먼저”라며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한국은 올림픽 무대에 다시 오를 것이고, 나는 그런 감독으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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