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먹튀하고 도주한 ‘경태아부지’ 커플···검찰, 중형 구형

택배견 ‘경태’. 인스타그램 캡쳐

‘택배견’으로 알려지며 인기를 끈 반려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수억원의 후원금을 받아 가로챈 30대 일당에게 검찰이 중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민성철 판사 심리로 전날 열린 택배기사 A씨(34)와 그 여자친구 B씨(39)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반려견에 대한 피해자들의 선량한 관심을 이용해 기부금을 가로챘다”며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액도 크다”고 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3~4월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병원 치료비 명목으로 SNS 팔로워들로부터 6억1000만원을 챙겨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이 돈으로 빚을 갚거나 도박을 했다.

A씨는 말티즈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택배 배달을 해 온라인에서 ‘경태 아부지’로 유명해졌다. 이후 동물보호소에서 시츄 ‘태희’를 입양했다.

이들의 범행은 후원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긴 누군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며 들통났다. 이들은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자 도주했지만 도주 6달 만에 검거됐다. 수사를 벌인 경찰은 여자친구 B씨가 범행을 주도했다고 보고 B씨를 구속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이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