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빼달라” 점주에 구의원 “당신 땅이냐, 신고해봐”
인천 한 기초의회 의원이 가게 앞에 주차한 차량을 빼달라는 점주에게 “당신 땅이냐. 안 빼주면 그만”이라고 고성을 질렀다가 뒤늦게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7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점주 남자친구라고 밝힌 글쓴이가 올린 글과 통화 녹음 내용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A 의원은 지난 1일 미추홀구 용현동 한 가게 앞에 차를 주차했다. 점주 측은 곧 차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 매장 입구이니 차를 옮겨달라고 요청했지만 A 의원은 “멀리 있어서 30분 정도 걸린다. 금방 갈테니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통화 녹음에는 점주 측이 재차 전화를 걸어 차를 빼달라고 요구하자 A 의원이 “못빼니까 알아서 해” “가게 앞이 당신 땅이냐. 내가 안 빼주면 그만이니 신고하려면 신고해봐”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A 의원은 전화를 받고 20분쯤 후 가게에 돌아왔다고 한다.
점주 측은 게시글에 “A 의원이 돌아오자마자 시비를 거는 거냐고 소리쳤고 차 문을 잠그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며 “무슨 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하니 급히 상황을 마무리하고 떠났다”고 적었다. 점주 측은“기존 매장이 코로나로 큰 피해를 입고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지금의 매장을 오픈한지 겨우 2주가 지났다”며 “본인도 자영업으로 힘을 키워 의원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들었는데 이제 막 시작하는 후배들은 안중에도 없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는데, 어떤 식으로 보복당할지 걱정에 시달리느라 일이고 뭐고 집중이 안된다”고 호소했다.
A 의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이날 오후 해당 가게를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일 어머니가 편찮아 병원에 가느라 차들이 자주 대는 자리에 잠시 차를 댔던 것”이라며 “30분 뒤 차를 빼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다시 또 전화가 와서 언성을 높이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상황이 어찌 됐든 제가 잘못한 건 100% 맞다”며 “오늘 직접 가게로 찾아가 용서를 구하겠다”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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