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갔지? 안경 벗어”···11살짜리 150번 때린 체육관장의 최후

pixabay

PC방에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11살 원생을 150회나 폭행한 체육관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상해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합기도 체육관장 A씨(37)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보호관찰과 아동학대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사회봉사 240시간,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강원 원주에서 합기도 체육관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3월2일 ‘PC방에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며 B군(11)을 링 위에서 150여회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군의 안경을 벗기고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착용시킨 뒤 자신도 글러브를 끼고 겨루기를 시작했다. A씨는 B군을 때려 넘어뜨리고, B군이 일어서면 또 때려 넘어뜨리며 약 150회 폭행했다.

A씨는 겨루기가 끝나고도 B군을 폭행하고, 벽을 보며 무릎을 꿇게 하거나 다리를 걸어 약 23회에 걸쳐 넘어뜨리는 등 약 1시간에 걸쳐 신체 학대를 이어갔다.

B군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어린 원생들이 지켜보는데도 1시간가량 범행이 이뤄진 점과 112신고 경위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피해자 측과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표시된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양형에 고려할 만한 현저한 사정변경이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