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마스크 다시 쓴 이유 “부모님·가족·친구들 걱정과 의료진 권고 때문”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지만, 최고의 상황은 아닙니다.”
새해 첫 날 경기 도중 안면 보호 마스크를 벗어 던져 눈길을 끌었던 손흥민(토트넘)이 며칠 뒤 다시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 이유는 자신을 향한 주위의 걱정, 그리고 의료진의 권고 때문이었다.
6일 영국 이브닝스탠더드가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손흥민은 부모님, 가족, 친구들의 걱정과 의료진의 권고 때문에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마르세유(프랑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안와골잘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이후 회복에 집중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마스크 때문에 시야가 좁아지는 등 불편한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손흥민은 “분명히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할 때와는 다르다. 시력은 괜찮은데 공이 내게 올 때마다 마스크 때문에 공을 볼 수 없어 짜증날 때가 있다”며 “크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아니어도, 최고의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손흥민은 새해 첫 날이었던 지난 1일 애스턴빌라전에서 전반 19분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풀타임을 뛰었다. 손흥민은 “공이 갑자기 눈에 보이지 않아서 놓쳤다.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랬던 손흥민은 5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는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리고 후반 27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다시 마스크를 쓴 이유에 대해 손흥민은 “나 혼자였다면 당연히 마스크를 벗고 경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과 가족, 친구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었고, 누군가와 부딪힐 가능성이 있었다”며 “부모님께서 마스크를 쓰라고 하지는 않지만, 저녁을 먹는데 ‘마스크는 어떻게 된 거냐’라고 물어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의료진 역시 ‘당신의 선택이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수술을 한 지 7주 밖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위험이 높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넣은 골로 그 동안의 짐을 덜었다고 했다. 손흥민은 “그 동안 내가 해왔던 것보다 기대가 더 컸기에 동료들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며 “골을 넣어 어깨 위 짐을 덜었다. 경기에 이긴 것에 감사하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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