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임 하원의장에 매카시 공화 원내대표… '친트럼프' 대중 강경파

전민준 기자 2023. 1. 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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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가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로이터

친 트럼프에 더해 대중 강경파로 불리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6일(현지시간) 15차 투표만에 하원의장에 당선됐다. 메카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난 2016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강력히 지지해왔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 이날 밤 본회의에서 진행된 15차 투표에서 216표를 득표, 재적 의원 434명(사망으로 인한 궐석 1석 제외) 중 전체 유효투표(428표)의 과반을 얻어 하원의장직을 거머쥐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고강도 견제를 위해 의사규칙 변경을 요구하며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해 반대 및 지지 유보를 해 왔던 20명의 공화당 강경파 중 대다수가 이날 이뤄진 투표에서 매카시 원내대표 지지로 돌아섰다.

그간 진행해 왔던 매카시 원내대표와 강경파간 협상이 진전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12차 투표에서 공화당 강경파 20명 중 13명이, 13차 투표에선 14명이 매카시 원내대표에게 지지표를 던지면서 그간 200~203표를 득표하는데 그쳤던 매카시 원내대표는 각각 213표와 214표를 얻었다.

정회를 거쳐 오후 10시에 속개된 14차 투표에서 남은 강경파 6명 중 맷 게이츠(플로리다)와 로런 보버트(콜로라도) 의원이 기권표인 '재석(Present)' 투표를 던졌다. 재석 투표는 총 유효투표수에는 산입되지 않아 하원의장직 당선을 위한 '과반 득표'의 문턱을 낮춘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14차 투표에서 이날 개인 사정으로 투표에 불참했던 '매카시 지지파' 켄 벅(콜로라도), 웨슬리 헌트(텍사스) 의원이 복귀해 지지표를 던지면서 216표를 획득했지만, 유효투표(432표)의 과반(217표)을 얻는 데엔 아쉽게 실패했다.

공화당이 정회를 하려다 이뤄진 15차 투표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남은 강경파 4명 중 앤디 빅스(애리조나) 의원이 '재석 투표'를 행사하기로 마음을 바꾸면서 총 유효투표수가 줄면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당선을 위한 '과반 득표(216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 2021년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216표로 당선됐다.

그러자 나머지 강경파들도 15차 투표에서 자신의 호명 투표 차례에 투표를 건너뛰거나 재석 투표로 돌아섰다.

공화당은 매카시 원내대표의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 매카시 원내대표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지난 11·8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매카시 원내대표는 유력한 하원의장 후보였다. 그러나 강경파들이 제동을 걸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매카시 원내대표는 강경파와 협상을 통해 현재 지도부만 제출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을 1명으로 대폭 완화하고, 하원 운영위원회에 보수 성향이 강한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을 더 많이 배치하는 등의 양보안을 제안했다.

여기엔 ▲ 의원들의 임기 제한 법안 및 국경 보안 법안에 대한 투표 허용 ▲법사위 산하에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 설치 ▲본회의 투표 최소 72시간 전 최종 법안 문안 발표 ▲ 개별 공무원이나 사업의 예산을 1달러로 하향할 수 있는 '홀먼 규칙(Holman Rule)' 복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강경파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이날 강경파인 게이츠와 빅스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CNN이 15차 투표 직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두 사람은 15차 투표에서 모두 '재석' 투표를 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두 번째 도전 만에 하원의장직에 올랐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 2015년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중도 사퇴로 치러진 하원의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설화(舌禍)로 인해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의장직에 올랐지만, 미 역사에 남을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갖게 됐다.

우선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 10차례 이상 투표가 진행된 것은 1859년 이후 164년 만이다. 당시 윌리엄 페닝턴 하원의장은 44번의 투표 끝에 의장직에 올랐다.

가장 최근 재투표가 이뤄진 1923년엔 프레더릭 질레트 의장이 3일간에 걸쳐 9번의 투표 끝에 당선을 확정했다.

투표 횟수만 놓고 보면 매카시 원내대표는 너새니얼 뱅크스(1855년·133번), 하월 코브(1849년·63번), 페닝턴, 존 테일러(1819년·22번)에 이어 미 역사상 5번째로 많은 회차의 투표로 의장직에 올랐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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