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책상은 협찬, 강민경 책상은 700만원…중소기업 채용 현실인가요?

이가영 기자 2023. 1. 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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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강민경이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의류쇼핑몰 직원들이 사용할 책상을 협찬받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가수 강민경(32)이 자신이 운영하는 의류 쇼핑몰 경력 직원 채용 공고에 최저임금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다가 ‘열정페이’ 논란이 일었다. 강민경은 공고가 잘못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 적은 직원 월급과 비교되는 강민경의 소비 수준, 지나치게 높은 회사 이직률 등 다른 논란들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한국 중소기업 취업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경력 3년 이상, 영어 응대에 연봉 2500만원

시작은 지난 5일 강민경이 의류 쇼핑몰 ‘아비에무아’의 CS(Customer Service·고객서비스) 담당 직원 공고문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CS 직원은 전반적인 고객 응대를 비롯해 상담, 물류센터와 소통, 해외 고객 이메일 영어 응대를 맡는다. 3년 이상 경력 직원을 뽑으면서 연봉은 2500만원이었다.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해 ‘열정페이’ 논란이 불거지자 강민경은 “신입 연봉을 잘못 기재했다”며 “경력직의 경우 반드시 직전 연봉을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한다”고 해명했다.

바꿔 말하면, 신입 연봉은 2500만원이라는 말이다. 실제로 중소기업 신입 연봉은 대기업의 절반 정도라는 통계가 있다. 커리어테크 플랫폼 기업 사람인이 중소기업 898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신입사원 연봉 현황’을 조사한 결과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연봉은 세전 기본급 기준 평균 2881만원이었다.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사람인 연봉정보 서비스에 데이터가 확보된 94개사의 대졸 사원 평균 연봉(5356만원)보다 2475만원이 낮았다.

◇직원 책상은 협찬, 본인 책상은 700만원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다)’

강민경이 이사하면서 자신의 책상만 필요에 의해 따로 구매했다고 밝혔다. 해당 책상은 700만원대 독일회사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이후 강민경이 그동안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왔던 그의 소비 수준이 신입 연봉과 비교가 되며 구설수에 올랐다. 집에 2700만원에 달하는 가스레인지를 설치했다고 공개했었는데, ‘1년치 연봉이 가스레인지보다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사무가구 브랜드 D사의 협찬을 받아 쇼핑몰 직원들이 사용할 책상을 제공받는 유튜브 영상도 다시 주목받았다. 당시 영상에서 강민경은 “팀원들이 많으니까 다 사면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 그래서 회사에 메일을 보내서 제 채널을 알리고 제품 제공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D사 책상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10만원대 후반부터 20만원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강민경은 자신의 책상은 이사하면서 필요해서 따로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강민경의 책상은 독일 가구업체의 것으로, 740만원대 제품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채용공고에서 복지로 소개됐던 공기청정기 역시 협찬 제품으로 드러났다. 한 네티즌은 “직원들에게는 협찬, 본인에게는 너그러운 게 월급은 안 올려주면서 회사 돈으로 외제차 타고다니는 중소기업 사장이 생각난다”는 댓글을 달았다.

강민경이 운영하는 의류 쇼핑몰 '아비에무아' 채용 공고 중 일부. /사람인

◇강민경 쇼핑몰 퇴사율 52%

논란은 강민경이 운영하는 쇼핑몰의 퇴사율로 이어졌다.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크레딧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해당 회사의 퇴사자는 6명이다. 최근 1년간 인원 증가율은 104%(12명)였으며 퇴사율은 52%였다.

이를 두고 “이건 강민경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온라인 쇼핑몰 업계가 이직이 잦은 직종인데다 중소기업의 높은 이직률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국내기업 402개를 대상으로 ‘2020년 직원 퇴사율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퇴사율이 높았다. 대기업의 직원 퇴사율은 평균 8.6%였는데, 중소기업의 직원 퇴사율은 14.9%였다. 특히 대기업 직장인 중에는 ‘타 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서’ 퇴사한 경우가 퇴사 이유의 절반(48.6%)에 가까웠다. 반면 중소기업 직장인 중에는 ‘연봉을 높여 이직하기 위해’ 퇴사한 경우가 47.5%로 가장 많았다.

결국 이런 문제들은 중소기업의 구인난으로 이어졌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업들이 적극적인 구인 활동에 나섰음에도 채용하지 못한 인원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인으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28.1%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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