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으면 안 샀다”...차주는 고통받는데, 타타대우상용차 대응은 소극적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2023. 1. 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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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대우 측, 유사기름 사용해 엔진 망가져 무상수리 불가 입장
한국석유관리원 차량 기름 시험 분석 결과 적합 판정
법조계 ”정상적인 수리기간을 지연시키면 손실 등을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다”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1월6일 부산 강서구 녹산동 한 정비소에 제보자 김동원씨 차량이 주차돼 있다. ⓒ김동원씨 제공

타타대우상용차(타타대우)가 차량 무상수리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수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타타대우 측은 차주가 유사기름(가짜기름)을 사용해 엔진이 망가져 수리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차주가 한국석유관리원에 차량 기름 성분 검사를 의뢰한 결과 유사기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차주인 김동원(53)씨는 타타대우 부산 서부산지점에서 2021년 8월께 화물차를 구입했다. 김씨는 작년 12월 초 여느 때와 같이 차량을 운행하고 있었는데, 차량이 부산 항만 근처를 지나다 갑자기 섰다. 이후 김씨는 타타대우 측에 연락했고, 부산 강서구 녹산 쪽 정비소에 들어가보라는 안내를 받았다. 해당 공장에서 정확히 문제를 진단하기 어렵다고 하자 김씨는 다시 타타대우 측에 다시 연락해 양산 공장에 가보라는 말에 차량을 공장에 입고시켰다. 

김씨에 따르면, 이 공장에선 차량을 보며 유사기름을 주유한 탓에 인젝션이 망가져 엔진 전체가 고장났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수리비는 차주가 부담해야 한다면서도 인건비 부분은 감안해 줄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김씨는 정비공장 방침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구체적인 자료 대신 방침상 어쩔 수 없다는 말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시사저널 취재가 시작되자 타타대우 측은 작년 12월20일 유사기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차량에 있는 기름을 추출했다. 당시 김씨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기름 1리터를 뽑았다. 타타대우가 기름을 추출하고 2주가 넘었지만, 김씨에게 돌아오는 명확한 대답은 없었다. 이에 김씨는 그달 말 한국석유관리원 부산울산경남본부에 차량에서 추출한 기름 성분 검사를 의뢰했고, 1월3일 적합 판정을 받았다. 유사기름을 넣지 않았다는 김씨의 말에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한국석유관리원 부산울산경남본부가 김동원씨 제시 시료를 분석한 결과를 담은 문서 ⓒ김동원씨 제공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차주 과실이 없을 경우 무상 수리기간 내 차주의 수리비 부담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보증기간 내 차량 하자로 인한 경우 무상수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도 "석유관리원에서 유사기름이 아닌 것으로 판정났으면, 법적으로 당연히 무상수리 기간 내 수리를 해줘야 한다"며 "정상적인 수리기간을 지연시키면 (이 때까지) 영업을 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 등을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타타대우 차량 사용설명서에 명시된 프리마 중·대형트럭 NEF 엔진 주요부품 보증기간은 3년인데, 엔진 주변 부품은 2년까지 무상수리가 가능한 것도 있다. 주행거리도 20만㎞가 넘지 않으면 엔진 주변 부품 보증이 가능하다. 김씨는 15개월여 동안 10만㎞ 조금 넘게 해당 차량을 주행했다. 그런데도 타타대우 측이 안내한 정비소가 인건비 부분 외에는 차주가 수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안내한 것이다. 

김씨는 법적 공방과 1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수리가 지연되면서 한 달이 넘는 기간 생계가 걸린 화물차를 운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차주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반면, 타타대우 측은 "회사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김씨는 "타타대우 차량을 두 번 구매했는데, 첫 차량도 요소수 문제로 힘들었다"면서 "두 번째 차량을 샀을 때도 차량 시동도 잘 안 걸려 많이 고생했는데, 이번 상황까지 더해져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는 "이럴 줄 알았으면 타타대우상용차를 사지 않고 다른 차량을 구매했을 것"이라고 했다.

타타대우의 대응이 여론 도마 위에 오른 건 이 뿐만이 아니다. 2018년 3월20일 타타대우상용차 불매운동연합회와 화물연대 전북지부 소속 차주 100여 명은 타타대우상용차 군산공장 앞에서 차량 엔진 결함 발생에 따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엔진오일 과다 소모와 배기통 결함 등으로 피해를 입었지만, 타타대우상용차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타타대우 측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며 리콜 등을 요구한 것이다. 

타타대우 측 관계자는 "그런 어떤 약간 불친절을 겪으신 부분에 대해선 서비스센터에서 잘못한 것"이라며 "서비스센터의 최초 대응이 어쨌든 고객을 불편하게 해드린 것은 맞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유사기름이다 아니다 맞다를 떠나서 이 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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