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사망' 뇌 먹는 아메바…"치료법 없어, 예방이 최선"
기사내용 요약
강·호수 등에 서식하며 코 점막 통해 뇌에 침투
인체에 들어오면 뇌 조직 파괴하며 뇌수막염 일으켜
항생제·항진균제 등 병용해 치료…적절한 치료법 없어
“감염 지역서 수영 등 자제하고 깨끗한 물 사용” 당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지난 연말 국내 방역당국을 물론 생물학계, 의학계가 바짝 긴장했다. 국내 사망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었던 파울러자유아메바(네글레리아 파울러리)에 감염된 50대 남성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태국 체류 후 귀국해 사망한 이 남성에 대해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됐으며, 기존에 해외에서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의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 이른바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에 의한 첫 국내 사망자가 나오면서 전국은 아메바 공포에 휩싸였다.
강이나 호수 등 물에 서식…수영 등으로 코 통해 감염
이처럼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강이나 호수 등 물에 서식한다. 해외에서는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수돗물 등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 이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건조하거나 산성이 강한 지역에서는 취약하다. 또 바닷물에서도 살 수 없다. 반면 물만 있다면 40도가 넘은 수온에서도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파울러자유아메바가 서식하는 강, 호수 등에서 물놀이를 즐긴 이들이 주로 감염된다. 크기 또한 현미경으로만 확인될 정도로 작아서 예방이 어려운 점도 있다. 파울러자유아메바에 오염된 물을 마실 경우 큰 피해가 없지만, 이 물이 코를 통해 인체에 유입되면 치명적이다. 파울러자유아메바가 뇌로 올라가 뇌 조직을 파괴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기 때문이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평시에는 세균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코를 통해 뇌에 침투할 경우 뉴런(신경)세포를 먹는다. 이 과정에서 뇌 조직이 파괴된다. 이 같은 이유로 ‘뇌를 먹는 아메바’라는 으스스한 별명이 붙었다. 또 파울러자유아메바는 독립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름에 자유라는 단어가 붙었다.
잠복기 거쳐 발열·구토 등 증상 발현…치사율 97%로 위험
초기에는 두통, 정신혼미, 후각 및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상기도 감염은 코, 인두, 후두, 기관 등 상기도의 감염성 염증 질환을 말하는 것으로, 흔히 감기로 통용된다. 그 후 점차 심한 두통, 발열, 구토 등이 나타났다. 똑 목 부위가 경직되거나 메스꺼움, 발작 등의 증상이 동반되다가 이후 사망에 이르게 된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하다.
울러자유아메바에 의한 치사율은 97%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감염이후 사망까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또 현재까지 적절한 치료제나 치료법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계에서는 파울러자유아메바 등 아메바성 뇌수막염이 의심되면 즉시 항생제를 투여할 것을 권고한다. 우선 뇌척수액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지만, 뇌척수액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생제를 먼저 투여하기도 한다. 또 항생제와 함께 항진균제를 병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에도 파울러아메바의 치사율은 여전히 높으며, 치료를 무사히 마친다고 하더라도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에 방역방국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보고된 지역에서는 수영 등 물놀이를 최대한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예방을 위해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이나 레저 활동을 삼가 달라”며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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