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폰 안 바꾸는 소비자들 ②치고 나온 아이폰14...갤S23 성공 절실한 삼성전자

인현우 2023. 1.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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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분기 모바일 부문도 부진, 세계적 소비 축소 등 영향
약점 성능·디자인 보완 나서...폴더블폰 시장 확대는 호재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지스타 2022' 전시에 마련된 삼성전자 '갤럭시 스토어'.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던 스마트폰 부문도 지난해 4분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삼성도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삼성과 스마트폰 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라이벌 애플이 '아이폰 14'를 앞세워 분기별 점유율에서 앞서나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삼성은 2월 출시를 앞둔 '플래그십(최상급 주력 모델)' 스마트폰인 갤럭시S23으로 역전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전 세계적 침체에 스마트폰 교체 미루는 소비자들

분기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그래픽=신동준 기자

6일 공개된 삼성의 4분기 잠정 실적에서는 사업별 구체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이날 설명 자료를 통해 주력인 반도체는 물론 모든 사업 부문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특히 스마트폰이 포함된 모바일경험(MX) 사업 부문을 두고 삼성은 "매크로 이슈(거시경제적 문제) 지속에 따른 수요 약세로 스마트폰 판매와 매출이 줄어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증권사들이 내다봤던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부진 자체는 예상됐다. 우선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전반이 어려웠다. 국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달 내놓은 전망 보고서를 보면 2022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12억4,000만 대 규모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원인은 스마트폰을 사겠다는 수요의 부진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역대 최고 수준인 43개월으로 추산했다. 삼성의 설명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물가 상승과 그에 대응한 금리 인상 등 거시 경제적 악재가 스마트폰 시장에도 미친 것이다. 이런 수요 부진 심리는 2023년 전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4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에 밀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대만 소재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1∼3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4분기에는 20.2%에 그쳐 애플(24.6%)에 밀린 것으로 추산했다.

사실 삼성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최근 몇 년간 하반기에 밀렸다가 이듬해 상반기에 회복하는 양상을 되풀이해왔다. 지난해 4분기 역시 9월 아이폰14의 출시로 애플이 '신작 효과'를 봤지만 삼성은 갤럭시S23 출시를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GOS 논란' 성능, '아재폰 딱지' 디자인...보완 나선 삼성

지난해 2월 서울 시내 한 대형 마트에 위치한 삼성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갤럭시S22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의 신작 갤럭시S23이 애플과 경쟁에서 약점으로 꼽히는 성능과 디자인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2는 출시하자마자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의 강제 적용 논란이라는 악재가 발생하면서 프리미엄급 휴대폰을 좋아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지지를 잃었다.

GOS란 게임 등 고사양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할 경우 주요 성능을 낮게 제한해 발열과 배터리 사용을 줄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갤럭시S22가 출시 직후엔 이 기능을 사실상 강제로 쓰게 하면서 소비자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삼성은 GOS 기능을 끌 수 있게 바꿨다. 삼성은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CPU) 격이자, 아이폰과의 성능 경쟁에서 열세의 원인으로 꼽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성능 개선도 고민 중이다.

애플의 아이폰과 비교해 디자인 면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진 점 역시 삼성 스마트폰의 오랜 걱정거리다. 갤럭시 시리즈는 편의성 때문에 점유율을 압도하고 있는 국내에서조차 젊은 세대들로부터 절대적 호응을 얻지 못하고 '아재폰'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곤 하다.

삼성은 이런 이미지를 뒤집고자 최근 디자인에도 힘을 실었다. MX사업부를 이끄는 노태문 사장이 디자인경영센터장을 함께 맡고,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아시아 출신 첫 디자이너로 일했던 이일환 디자이너를 MX사업부의 디자인팀장 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차세대 프리미엄 모델로 꼽히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시장이 조금씩 커지는 점은 삼성엔 긍정 요소다.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폴더블폰이 2022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1%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했고, 2023년에는 이 비율이 1.5%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은 구글 등 경쟁 폴더블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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