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돈에 왜 벤츠 아닌 제네시스”…성공한 아빠차 끝판왕, 복수도 성공 [세상만車]
G90, 2021년 S클래스에 굴욕
신형끼리 정면승부, G90 승리
매경닷컴이 7일 현대자동차,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를 통해 2019~2022년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일으킨 심각한 신차 출고대란에도 불구하고 전년(5234대)보다 326.9% 폭증했다.
같은 기간 벤츠 S클래스는 전년(1만543대)보다 10.5% 늘어난 1만1645대 판매됐다. 전년보다 선전했지만 제네시스 G90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제네시스 G90는 ‘삼각별’ 벤츠를 제치고 기업체 최고위직 임원(별)이 타는 ‘사장·회장차’이자 ‘성공 끝판왕’ 타이틀도 획득했다.
제네시스 G90에 완패했지만 수입차 시장만 놓고 본다면 벤츠 S클래스도 성공했다.
벤츠 E클래스(2만8318대), BMW 5시리즈(2만1512대)에 이어 수입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1억원이 훨씬 넘는 플래그십 세단이 수입차 톱3에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유일한 경쟁차종인 BMW 7시리즈는 2996대에 판매되면서 26위에 그쳤다.
더 나아가 국산차와 수입차를 대표하는 성공 끝판왕이다. 크게 성공하면 타는 차로 여겨진다.
제네시스 G90는 전신인 현대 에쿠스와 EQ900는 국내에서는 벤츠 S클래스를 뛰어넘는 ‘성공의 상징’으로 대접받았다.
현대차 그랜저와 제네시스 G80도 성공 이미지를 갖췄지만 한 수 아래다.
내로라하는 기업체의 사장님과 회장님이 선호해 글로벌 시장에서 플래그십 세단의 강자로 평가받는 벤츠 S클래스보다 국내 위상은 더 높았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판매대수는 제네시스 G90가 1만7676대, 벤츠 S클래스가 6563대, BMW 7시리즈가 2066대다.
위기는 2020년에 시작됐다. 제네시스 G90는 1만195대로 전년보다 42.3% 감소했다.
벤츠는 6223대로 전년도와 비슷한 실적을 거두면서 제네시스 G90와의 격차를 줄였다. BMW 7시리즈는 2372대로 전년보다 14.8% 증가했다.
벤츠는 중국과 미국 다음으로 벤츠 S클래스가 많이 판매되는 한국에 공들였다. 지난 2021년 4월 신형 벤츠 S클래스를 가져왔다.
신형 벤츠 S클래스는 제네시스 G90 수요를 급속도로 잠식했다. 벤츠 S클래스는 지난 2021년 1만543대 팔렸다. 5234대 판매된 제네시스 G90에 굴욕을 안겨줬다.
신형 G90는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은 품격 있는 실내외 디자인,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운전자의 부담을 덜어줄 첨단 주행 보조 기술, 이동 시간에 가치를 더하는 다양한 기술을 집약했다.
외관은 우아하면서도 당당하게 디자인됐다. 실내는 오너드리븐카(차주가 직접 운전하는 차)는 물론 쇼퍼드리븐카(운전자가 따로 있는 차) 성향을 모두 갖췄다. 운전자와 뒷좌석 탑승자를 모두 배려하는 공간을 구성했다.
지난해 2월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권위를 인정받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명예 회복을 예언했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극심한 생산차질과 출고적체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1분기(1~3월)까지는 벤츠 S클래스에 졌다. 판매대수는 제네시스 G90가 2977대, 벤츠 S클래스가 3573대다.
제네시스 G90는 2분기부터 강한 반격에 나서 결국 벤츠 S클래스에 2배 차이로 승리했다. 2021년 벤츠 S클래스 판매대수 절반에 그쳤던 아픔을 반대로 되갚아줬다.
국내 판매 가격은 제네시스 G90가 8957만~1억6557만원, 벤츠 S클래스가 1억4640만~2억4170만원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13만5045대 판매됐다. 출고대란에도 불구하고 전년(13만8756대)보다 2.7% 감소했을 뿐이다.
주력모델인 제네시스 G80는 전년(5만9463대)보다 20.7% 감소한 4만7154대 팔리며 부진했다. 제네시스 G90가 그 손실분을 메웠다.
벤츠는 전년보다 판매가 늘었지만 제네시스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벤츠는 지난해 8만976대 판매됐다.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다만,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는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벤츠 S클래스와 벤츠 E클래스가 경쟁차종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벤츠 S클래스는 ‘넘사벽’(넘기 어려운 사차원의 벽) 플래그십 제왕으로 대접받는다”면서도 “다만 국내에서는 겹치는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성공’ 이미지를 단단히 구축한 제네시스 G90에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제네시스 G90는 성공 이미지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개발한 편의성능을 앞세워 앞으로도 플래그십 세단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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