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급등한 튀르키예·아르헨 ETF...무슨 일 있길래?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1. 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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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금리 인하 효과...거시 경제 여건과 ‘무관’
“변동성 커 투자 주의해야”
튀르키예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 같은 일부 국가의 대표 지수는 2배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는 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결과지 거시 경제 여건 개선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도 역발상으로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것을 조언한다.

SK증권에 따르면 튀르키예 BIST100지수와 아르헨티나 S&P머발(Merval)지수는 지난해 연간 각각 197%, 142% 상승했다. 미국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로 튀르키예 지수를 추종하는 ‘TUR(iShares MSCI Turkey ETF)’이 꼽혔다. 수익률은 연간 106%에 달했다. 지수는 3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튀르키예 화폐 단위인 리라화의 절하로 그나마 수익률이 깎인 결과다. 조준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튀르키예 지수 상승률이 매우 높았던 만큼 TUR은 극심했던 환율 절하를 만회하고도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아르헨티나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ARGT(MSCI Argentina ETF)’는 환율 절하 탓에 지수 수익률은 12%에 그쳤지만 역시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튀르키예와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튀르키예는 지난해 80%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을 정도다. 치솟는 물가에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금리 인하로 경제를 부양하면 물가도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와중에 금리를 낮추자 튀르키예 통화 리라화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자국 통화의 변동성이 극도로 커지자 튀르키예 국민은 주식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조 애널리스트는 “튀르키예 국민이 과거 가상화폐 거래를 많이 했던 이유도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따른 리라화의 가치 절하가 원인으로 꼽힌다”며 “지난해는 튀르키예 증시로 자금이 몰리면서 주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물론 금융투자업계는 현 시점에서 튀르키예 투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리라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다만, 조 애널리스트는 “경제가 좋지 않다고 무조건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튀르키예 시장의 변동성이 너무 커서 투자를 추천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투자를 꺼리는 곳에서도 기회가 발생할 수 있는 사례로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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