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이후 처음이야… 12개 팀 옮겨 다닌 43세 노장, 야구란 이런 것이다

김태우 기자 2023. 1.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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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선수들의 경로는 대략 명확하다.

아마추어 시절 두 번의 지명을 받고도 거부한 뒤 세 번째 지명에 사인한 힐은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2007년 11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첫 10년을 별다른 존재감 없는 선수로 보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12팀 이상에서 뛰었던 선수는 에드윈 잭슨(14팀), 옥타비노 도텔(13팀), 마이크 모건(12팀), 맥 스트레이어(12팀), 론 빌론(12팀)에 이어 힐이 6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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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번째 팀에서의 경력을 시작하는 베테랑 좌완 리치 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성공하는 선수들의 경로는 대략 명확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듣다 프로에 지명이 되고, 일정 시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다. 그리고 그간 쌓아둔 기량을 밑천 삼아 30대 어느 시점까지 전성기를 누리다 서서히 하락세를 걷는다. 그 끝에는 은퇴가 기다린다.

리치 힐(43‧피츠버그)은 반대의 선수다. 아마추어 시절 두 번의 지명을 받고도 거부한 뒤 세 번째 지명에 사인한 힐은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2007년 11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첫 10년을 별다른 존재감 없는 선수로 보냈다. 2005년부터, 그가 35세가 되는 2015년까지 힐은 메이저리그 통산 201경기에 나가 26승23패 평균자책점 4.54에 그쳤다. 남들이 전성기로 여기는 시기에 별다른 기록을 쌓지 못했다.

그러나 힐은 2016년 오클랜드에서 기막힌 터닝포인트를 만들었고, 이후 LA 다저스의 러브콜을 받는 등 30대 중‧후반에 전성기를 보냈다. 힐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49경기(선발 147경기)에 나가 56승36패 평균자책점 3.39의 훌륭한 활약을 펼치며 경력을 1년씩 연장해왔다.

지난해 보스턴에서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7패 평균자책점 4.27로 아직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한 힐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와 1년 800만 달러에 계약하고 자신의 19번째 메이저리그 시즌을 시작한다. 리빌딩 졸업을 노리고 있는 피츠버그는 젊은 선수들을 이끌 베테랑 투수로 힐을 낙점했다.

힐은 올해 만 43세다. 메이저리그에서 만 43세 선수가 뛰는 건 자신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 45세였던 스즈키 이치로 이후 처음이다. 신체 능력이 더 부각되고 있는 최근 메이저리그 트렌드에서 40대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데, 43살 선발투수가 바로 힐이다.

한편으로 힐은 19년의 경력에서 유독 이적이 많았던 선수로도 유명하다. 피츠버그가 자신의 경력에서 12번째 팀이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12팀 이상에서 뛰었던 선수는 에드윈 잭슨(14팀), 옥타비노 도텔(13팀), 마이크 모건(12팀), 맥 스트레이어(12팀), 론 빌론(12팀)에 이어 힐이 6번째다.

신체적인 저하는 어쩔 수 없다. 힐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꾸준하게 떨어지고 있으며 헛스윙 비율은 매년 꾸준하지 않고 다소간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뛰어난 커맨드와 경기 운영, 그리고 그를 부활시킨 가장 결정적인 요소인 커브의 위력을 앞세워 힘을 내고 있다. 젊은 시절 잦은 부상과 커맨드 난조로 고전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롱런이다. 이런 것이 야구다.

풀타임이나 180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에 로테이션을 영리하게 돌 수 있는 선발투수를 원하는 팀들은 항상 있다. 피츠버그도 올해 그런 팀이었다. 힐은 2021년 WAR 1.7, 2022년 1.8을 기록했다. 800만 달러 투자는 나름대로 충분한 근거가 있었던 셈이다. 힐의 경력이 2024년, 그 뒤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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