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에 찍힌 알리바바 마윈, 앤트그룹 지배권 결국 포기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중국 금융 당국을 공개 비판했다가 중국 정부로부터 견제를 받아온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가 결국 자신의 제국을 포기했다. 중국 지도부가 지난해 12월 ‘빅테크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면서 마윈의 경영 복귀설이 제기됐으나 결국 무산됐다.

7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마윈이 중국 최대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의 지배권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마윈은 과거 앤트그룹의 의결권 50% 이상을 보유했으나 지분 조정을 거쳐 6.2%만을 보유하게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앤트그룹은 중국인 필수 서비스 ‘알리페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앤트그룹은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분 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마윈이 직접 보유한 지분율은 10%였으나 관련 법인을 통해 앤트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해왔다. 마윈이 행사하던 직간접적 지분을 청산한 셈이다. 앤트그룹은 “이번 지분 조정으로 앤트그룹 지분 의결권이 더욱 투명해지고, 분산됐다”며 “기업 지배 구조를 더욱 최적화하고 앤트그룹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윈은 ‘수난’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시작됐다. 마윈은 공개 행사에서 “중국 금융은 선진국의 ‘시스템 위기’가 없다. 시스템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며 “시중 은행은 전당포나 다름없다.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을 해주는데 이제 막 크기 시작한 우리가 리스크를 지지 않으면 어떻게 성장 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윈은 핀테크,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영역에 있어 중국 정부의 규제를 꾸준히 쓴 소리를 던져왔지만 2020년 10월 발언은 ‘선을 넘었다’는 우려가 나왔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인 11월부터 본격적인 ‘마윈 탄압에 들어갔다. 11월 4일 앤트그룹이 추진 중이던 약 44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상장 48시간을 남겨두고 백지화됐다. 같은 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보험감독위원회, 증권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등이 줄줄이 앤트그룹을 면담했다. 마윈 회장 뿐 아니라 징셴둥 최고경영자(CEO)와 후샤오밍 사장도 불려갔다. 결국 지난 2021년 4월 약 3조 1000억원(182억 2800만 위안)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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