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장윤규(上) [효효 아키텍트]
신내 컴팩트 시티
2020년 1월 국제설계공모 당선된 ‘연결도시(Connection City)’ 컴팩트 시티는 신내IC~중랑IC 구간 북부간선도로 상부 축구장 면적 4배의 인공부지에 청년 자족시설 등이 어우러진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브릿지 시스템’은 말 그대로 도로 위에 다리를 놓는다. 도로 양 옆으로 도로와 직접 닿지 않는 대형 기둥(RC코어)을 세우고, 기둥 사이에 상부 하중을 지지할 수 있는 트러스 구조물을 설치한다. 그 위에는 경량 모듈러 주택을 짓는다.
‘연결도시’는 도로로 인해 단절됐던 도시공간을 연결하고 주변과도 소통하는 열린 구조이다.
청년 1인 가구 등 다양한 단위의 주택 990세대와 라운지 같은 공동시설이 들어선다. 주변 차량기지와 공영 차고지의 입체화?복합화 가능성을 감안, 상업, 문화체육 같은 다양한 도시기능을 도입했다.
사유권이 인정되는 집합주택인 아파트는 공공 공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각 동간을 구분 짓는 출입문과 담을 활용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로운 유형의 공공주택 모델을 도입해 간선도로로 단절됐던 신내IC 일대가 중랑구의 중심생활권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4년 조성을 목표로 한다.
서울대 문화관 리모델링 및 증개축
2021년 6월,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리모델링 및 증개축 국제설계공모에서 ‘포도밭 스케이프’(VINEYARD SCAPE)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발주처가 제안한 두 가지 설계 목표는 첫째, 수준 높은 기능과 효율적인 서비스 체계를 갖춘 공연장 둘째, 캠퍼스 가로를 새롭게 형성하고 학생들이 공간을 편리하게 향유하는 캠퍼스의 중심시설이었다.
운생동 건축사사무소 안은 ‘공연장으로서의 문화관’, ‘캠퍼스의 도시-건축으로서의 문화관’이라는 이중적 측면을 담아낸 계획으로 평가 받았다. 본부 앞 광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도 법대 쪽 뒷길에 적절한 매스를 두어 가로풍경을 형성하였고, 자하연 앞으로도 너그러운 공간감을 선사하고 있다.
연면적 1만1500㎡,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이며 예정공사비는 약 545억원, 설계비는 31억원이다.
‘빈야드 스케이프’는 음향과 무대와 객석간 거리가 핵심인 음악당 건축에 많이 쓰이는 빈야드(포도밭) 개념을 도입했다. 공연장은 대개 말굽, 슈박스(shoebox, 직사각형), 빈야드 디자인으로 나뉜다.
빈야드 입체 광장은 실내 공연장의 컨셉을 야외 음악당에 적용, 시각적 청각적 친밀감을 제공한다. 잔디광장을 무대로 보았다. 건물은 객석이다. 빈야드는 객석을 레벌이 다르게 적용하면서도 무대와 소통한다는 개념이다.
건축가는 대학 캠퍼스가 케이-팝을 수용할 정도로 열려있어야 된다고 보았다. 서울대를 졸업한 방시혁 하이브 회장이 모교에 100억원 정도를 기증하기로 한 정신에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300석 내외 미디어아트, 영화, 무용 등 문화 콘텐츠를 수용하고 실험하는 열린 공연장인 블랙박스는 건축적 장치를 통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다. 벽체는 개폐가 가능해 로비와 광장이 연계된다.
국립디자인박물관
장윤규는 중정 8개를 겹진 한국적 (복합) 회랑을 개념으로 제안했다. 회랑은 궁궐, 사찰, 서원에서 보이는 전통 건축 양식이다. 회랑은 열려있기도 하고 공간 너머로 풍경이 보이기도 한다. 공간에 사람들의 동선과 프로그램을 담는다. ‘디자인 스트리트’에서는 겹쳐있는 회랑 사이 교류가 이루어진다.
공공 건축물 ‘시민플랫폼’
2020년 9월, 서울 종로구청과 종로소방서 자리에 신축하는 ‘합동청사 설계공모’에 ‘CITIZEN PLATFORM : 시민플랫폼’이 당선작에 선정됐다.
공간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에 비해 부지가 작았다. 이의 해결책으로 도시 광장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심사위원회는 “시민의 수평적 민주성과 열린 복합청사의 공공성을 조화롭게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원래가 초등학교 터였던 구청의 입면 일부만 수용하고 전체를 헐었다. 이 과정에서 유구 등 세 곳의 문화재 공간이 발견되었다. 지표가 높아진 시대의 켜를 활용, 지하 1층을 유규박물관으로 설계했다. 관람자들은 수백 년 전 실제 당시의 지표 높이에서 경험토록 했다. 유럽문화의 발상지 그리이스 및 이탈리아 로마가 고대 동시를 발굴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소방합동청사와 종로구 복합청사를 지상 4, 5, 8, 9층에서 각각 연결하고 평생교육시설과 같은 주민편의시설과 맞닿게 디자인했다.
‘시민 플랫폼’은 시민과 공유하는 중정 공간에 소방훈련 마당을 마련하였고, 옥상에 전망대 기능을 겸하는 소방망루를 설치하여 소방합동청사를 상징한다. 2024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꿈꾸는 미래
장윤규는 <서울건축>을 나와 10년 가까이 프리랜서에 가까운 실험적인 건축을 한 경험이 지금 자신이 추구하는 ‘미래건축’과 관련 있다고 말한다.
현재도 처음처럼 건축적 실험의 한 부분으로 미래건축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다. 장윤규는 우리나라의 미래 집합 주거 형태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공간 역시 각 가구만의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달리 구성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어떤 가구는 거실을 넓히고 어떤 가구는 실내를 2층으로 구분하는 등 주거형태가 입체적으로 바뀐다는 설명이다.
장윤규는 미래의 건축시스템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낸 단독주택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집합주거 형식을 제안한다. 채소를 길러먹는 이는 인공재배가 가능한 농장형 집, 캠핑을 좋아하면 텐트 칠 수 있는 옥상공간 등 변화의 정도는 무궁무진하다.
집도 이동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1920년대 캐나다 새스커툰 호수 주변의 작은 주택가에 철도가 생겨 도시를 침범하자 지역주민들은 집과 상점을 썰매에 싣고 말로 이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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