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비리는 이재명 스스로" 친명마저 분열…마음 둘 곳 없는 李[국회기자 24시]
취임 후 첫 檢출석…野 "문제될 것 없어"
野 169석에…체포동의안은 부결 가능성 커
정면돌파 선언에도 친명마저 균열 조짐
"`사법 리스크는 본인 몫" vs "금과옥조 아냐"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0일 검찰에 출석합니다. 대표 취임 후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본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간 비명(非이재명)계에서 ‘당의 방탄화’를 우려하며 개인의 문제는 분리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다만 이 대표의 측근들조차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친명(親이재명)계 내에서도 균열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당 대표는 성남 시민 프로축구단 방공 사건 조사를 위해 성남지청에 출석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대표는 성남FC 제3자 뇌물의혹 사건과 관련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며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네이버, 두산건설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건축 인허가 또는 토지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성남FC 제3자 뇌물의혹’ 관련 수사와 관련해 이 대표에게 오는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미리 잡혀 있던 일정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가능한 날짜와 조사 방식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협의해서 결정하겠다”며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죠.
이에 따라 이 대표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소환을 재차 요구한 오는 10∼12일 중에서 출석 날짜를 검토해왔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출석 날짜를 조율해 적절한 날짜에 출석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검찰 출석을 공개적으로 할 것인가’, ‘포토라인에 설 계획이 있는가’ ‘혼자 출석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본인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참모들은 오히려 말렸고, 그간 이 대표는 많은 의견을 수렴했다”면서도 “그래도 이 대표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선 직접 나가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해 출석하기로 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민주당은 ‘성남 FC’ 의혹과 관련해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명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당내 민주당 법률지원단 관계자는 “‘이미 무혐의가 결정난 사안”이라며 “수 십 번 이에 대해 검토했지만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검찰 측에서 (이 대표가 출석을 한다고 해) 당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할 방침입니다. 1월 임시국회가 소집된 만큼 이 대표를 구속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처리돼야 하기 때문이죠. 다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요건이어서 현재 민주당이 299석 중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가결 가능성은 사실상 없습니다.
이 대표의 정면돌파 선언에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놓고 당 안팎에선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표가 검찰에 직접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던 친명계마저 당과 분리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해오면서인데요. 친명계의 좌장격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사법 리스크’는 결국 본인 몫”이라며 “본인이 자신감 있게 나서고 당은 당의 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일부 친명계는 정 의원의 말이 정답이 아니라며 맞서기도 했습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정 의원이) 원래 개성이 넘치는 분이다”라며 “정 의원의 말이 ‘금과옥조’는 아니지 않느냐. 오히려 이 대표가 곧 민주당이라는 기치 아래 야당 탄압에 맞서야 한다”고 응수했습니다. 이처럼 친명그룹 안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면서 당내에서는 ‘친명’ 균열이 일어났다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공세에 가세했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버티고 버티다 결국 떠밀려 검찰 조사에 끌려가면서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이젠 범죄에 대한 죗값을 치러야 할 때”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언제까지 민주당과 개딸 뒤에 숨어서 버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느냐”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검찰 출석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이 대표의 선언과 연초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당내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에도 민주당의 ‘원팀’은 요원한 상황인 듯 합니다. 국민의힘의 지속적인 공격에 “제가 소환조사 받겠다고 하는데 무엇을 방탄하느냐”며 당당히 목소리를 높인 이 대표입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자신의 의혹을 직접 털고 민주당을 당당히 이끄는 수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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