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확인서 있어도 중국발 입국자 4명 중 1명 확진… “상당히 우려”

5일 입국자 양성률은 12.6%…하루 만에 10.9%p↑
“中에 코로나 환자 많다는 것 보여주는 지표”
“음성확인서, 현지 공관서 의료기관 발급 여부 확인 검토”

중국 본토에서 출발해 전날(6일) 한국에 입국한 단기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한 결과, 4명 중 1명 꼴로 확진 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상황이 상당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중국발 한국행 항공기에 탑승하는 모든 내·외국인의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첫날인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입국자들이 검사를 접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중국 본토에서 출발해 한국에 들어온 사람은 838명이다. 그 중 한국인과 한국에 90일 넘게 머무는 장기 체류 외국인을 제외한 단기 체류(90일 이하) 외국인 153명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실시했고, 그 중 36명이 ‘양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양성율은 23.5%다.

6일 들어온 중국발 입국자는 모두 한국의 강화된 방역 조치에 따라 출발일 0시 기준 48시간 이내에 PCR 검사나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고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상태라는 음성확인서를 발급받아 입국할 때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입국 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실시한 PCR 검사에서 4명 중 1명 꼴로 ‘양성’ 판정이 나온 것이다.

지난 5일에는 중국발 입국자 중 단기체류 외국인 278명이 PCR 검사를 받았고, 이중 35명이 양성 결과를 받았다. 양성률은 12.6%다. 양성율이 하루 만에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질병관리청은 6일 중국에서 출발해 입국한 단기체류 외국인의 코로나 양성율이 23.6%라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전날 양성율(12.6%)에 비해 10.9%포인트 증가한 것”이라며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상당이 우려스러운 것으로 판단한다.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에서 출국 전 코로나 검사에서는 음성이었는데 한국 입국 후에는 양성으로 판정된 원인 중 하나는 ‘잠복기’다. 질병청은 “현지에서 검사 당시 감염이 되었으나 잠복기 중이어서 음성으로 나온 경우와, 검사 직후 감염이 되어 2일의 가장 짧은 잠복기를 거쳐 입국 후에 양성으로 확인된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두 중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상당히 진행하고 있고 환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7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보호복을 입은 여행객이 베이징 기차역 밖을 걷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기관의 검사 정확성을 신뢰할 수 없을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 질병청은 “제출한 PCR 음성확인서의 신뢰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실시한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입국자가 제출한 음성확인서를 재검토해 오류가 없는지 점검 중이다.

또 질병청은 “외교부와 협의해 (현지) 공관에서 의료기관 발급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의료기관 증명에도 불구하고 양성률이 높은 경우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홍정익 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전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검사 과정에서 오류가 있으면 양성이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며 “검사 기관의 신뢰도 또는 검사자의 숙련도와 관련된 부분이다. 중국 방역당국이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입국자들이 허위로 발급된 음성확인서를 들고 입국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과거) 위조 또는 부적정한 PCR (음성확인)증명서를 갖고 들어온 사례가 있었다”며 “검역대에서 PCR 확인서 내용이 적정하게 작성되어 있는지를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5일 입국자가 제출한 음성확인서는 허위로 발급된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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