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게 싸가지 없다"…가게 앞 차 빼달란 요구에 막말한 구의원

김송이 기자 2023. 1. 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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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의 모 기초의원이 영업 중인 가게 앞에 주차한 뒤 "차를 빼달라"는 전화에 "못 뺀다"며 막무가내로 일관, 막말까지 퍼부은 사실이 밝혀져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1시께 국민의힘 소속 미추홀구의회 A의원은 한 매장 앞에 차를 댔고, 사건은 해당 가게 주인의 남자친구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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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중인 가게 앞에 주차 후 볼일을 보고 돌아와 폭언을 퍼부은 인천의 모 기초의원. ('보배드림'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인천 미추홀구의 모 기초의원이 영업 중인 가게 앞에 주차한 뒤 "차를 빼달라"는 전화에 "못 뺀다"며 막무가내로 일관, 막말까지 퍼부은 사실이 밝혀져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1시께 국민의힘 소속 미추홀구의회 A의원은 한 매장 앞에 차를 댔고, 사건은 해당 가게 주인의 남자친구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5일 자신이 32세 청년이라고 밝힌 B씨는 "상대방의 막무가내 태도를 보아하니 뭘 저질러도 저지를 사람 같다. 매장에 보복이 들어올까 불안해 글을 쓴다"며 자초지종 설명과 함께 통화 녹음본, 블랙박스 화면을 첨부했다.

B씨에 따르면 B씨는 가게 안에서 처음부터 A 의원이 차를 대는 것을 봤지만 물건을 픽업하러 온 고객인 줄 알았다고 했다. 몇 분 기다려도 손님이 들어오질 않아 나가보니 차는 주차돼있었고 차주는 보이지 않았다.

B씨는 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사장님 차 좀 빼주시겠냐. 가게 영업하는 데다"라며 정중히 부탁했다. 그러자 A 의원은 "조금만 기다려라. 30분 걸릴 것 같다. 멀리 있어가지고"라고 답했다. B씨가 황당해 하며 "방금 대고 가신 거 아니냐. 제가 봤는데"라고 하자 A 의원은 "그러니까 내려가는 길이라 얼른 볼일 보고 가겠다"고 했고 첫 통화가 마무리됐다.

B씨는 "통화 중에 근처 건물 거주하시는 분이 '우리 가족 차다. 바로 빼주겠다'며 가족분을 불러줘서 저는 그런 줄 알고 통화를 마무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 차'라고 했던 사람은 잠시 후 "차량이 같아서 착각했다"며 "모르는 차였다"고 말했다.

이에 B씨는 다시 A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어진 두 번째 통화에서 B씨가 "그럼 차 언제 빼주실 수 있냐"고 묻자 A 의원은 "20분이 걸린다"고 했다. B씨가 다시 "가신지 5분이 안 됐는데 어떻게 오시는 데 20분이 걸리냐"고 하자 A 의원은 버럭 화를 내기 시작했다. A 의원은 "저한테 시비 거는 거냐. 그럼 경찰에 신고해라. 차 빼라고"라며 막무가내로 나왔다.

실랑이가 이어지자 A 의원은 "아, 못 빼니까 알아서 해. 끊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반말을 뱉은 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B씨가 한 번 더 전화를 걸자 A 의원은 "신고하라고. 가게 앞이 당신 땅이야? 내가 안 빼주면 그만이야. 신고하려면 해봐 한 번. 좋게 얘기하니까 안 듣네"라며 점점 더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영업 중인 가게 문 앞에 고급 차량을 대놓고 볼일을 보러 간 미추홀구 기초의원.

볼일을 보고 20여 분이 지나 돌아온 A 의원은 직접 대면한 B씨와 그의 여자친구에게 "어린 게 싸가지가 없다" 등의 말을 늘어놓으며 연신 소리를 쳤고 "너네들 가게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자"라는 협박성 멘트까지 더했다.

B씨는 그때까지도 상대가 의원인 걸 몰랐기에 "이 지역 건달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논쟁이 길어지던 차, 근처 행인이 A 의원과 일면식이 있는 듯한 인사를 나누고 싸움을 말렸다.

B씨는 "A 의원에게 '어디서 무슨 일하시는 분인지 모르겠으나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말했더니 A 의원이 표정이 변해 급히 상황을 마무리하고 떠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B씨는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야 알 것 같다"며 "상대가 구의원인 걸 알고 놀랐다"고 했다. A 의원이 떠난 후 B씨가 싸움을 말려준 행인에게 "그 사람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묻자 "여기 옆 가게 사장인데 구의원이다"라는 대답을 들은 것.

B씨는 "저희는 이 지역에 아무런 연고가 없고 주변에 도움을 청할 데가 없다. 어떤 식으로 보복당할지 나흘간 걱정에 시달렸다"며 "많은 분들이 이 일을 알아주시는 방법이 저희를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B씨의 글은 곧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논란이 커지자 A 의원은 "잘못을 인정한다"며 해명에 나섰다.

A 의원은 "당일 어머니가 편찮아 병원에 가느라 잠시 댔던 것"이라며 "30분 뒤 차를 빼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다시 전화가 와서 언성을 높이게 됐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상황이 어찌 됐든 제 잘못이 100%"라며 "직접 가게로 찾아가 용서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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