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맞은 뒤통수 더는 안돼”…베트남, 박수칠 때 눈 돌려야 [신짜오 베트남]
[신짜오 베트남-227] 애플이 탈중국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죠. 주력 상품인 에어팟과 맥북 생산라인 일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긴 바 있습니다. 이에 더해 애플워치 일부 생산라인까지 베트남에 새로 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와중에 베트남은 한국 최대 무역흑자국에 이름을 올리면서 ‘베트남 활용론’에 대한 논란이 불붙게 됐습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애플은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 애플워치 시험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애플워치는 거의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시범 생산을 진행하고 별문제가 없으면 중국 생산라인 일부를 접고 베트남을 대안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애플은 지난 2020년부터 베트남에서 에어팟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JP모건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애플은 에어팟 생산의 65%를 베트남에서 만들것으로 예상됩니다.
새해 들어 애플은 시가총액 2조 달러가 붕괴되는 등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긴축적인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스탠스에 따른 투심 약화 영향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되는 공급망 문제를 겪었습니다. 올해는 중국 수요 감소 여파에 시달릴 전망입니다. 애플은 지금까지 자사 생산 제품의 상당수를 중국에서 만들어왔습니다. 중국에 대한 애플 사랑은 유명합니다.
애플은 매년 신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하는 나라로 중국을 점찍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애플 아이폰이 달리고 있습니다. 중국 자국 저가업체들의 치열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아이폰 사랑은 유명합니다. 중국서 팔리는 스마트폰 4대 중 1대가 아이폰입니다.
글로벌 경쟁자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중국에서 1%도 안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입니다. 그만큼 중국은 애플에게 놓칠 수 없는 시장입니다.
그런 애플조차 중국 라인을 뜯어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은 그만큼 ‘차이나 리스크’가 크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절반이 생산될 정도로 한국에게 중요한 공급망인데,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업체의 치열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떠오른 것은 반가운 소식이자 두려운 소식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對) 베트남 수출은 609억8000만달러, 수입은 26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무역 수지 흑자가 342억5000만달러(약 43조원)로 나왔습니다..
베트남은 작년 한국의 무역 흑자액 1위 국가에 올랐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베트남이 우리의 최대 무역 흑자국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는 삼성을 비롯한 우리 기업이 활발히 진출하며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한국 기업 제품 숫자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베트남은 일본이 싹쓸이하다 시피한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한류가 강한 나라였습니다.
한국 기업이 미리부터 나가 터를 닦은 덕에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한국기업에 준 혜택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으로 몰려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 갈 혜택 일부가 분산되며 한국기업이 간접적인 피해를 볼 공산이 커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이 베트남에서 고군분투하며 쌓아온 독점적인 네트워크와 노하우 등 무형자산 일부가 앞으로는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한국이 ‘포스트 베트남’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베트남에서 쌓아온 경쟁력은 유지하면서 제2의 베트남을 찾아 미리부터 터를 닦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중국에만 의지하다 쓴 맛을 본 기억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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