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어진 금리 인하 기대…미국 증시, 연초부터 '삐걱'
연준위원 전원 "올해 금리 인하 적절치 않아"
고용지표 과열 여전…긴축 우려 다시 강화
입지 예전 같지 않은 테슬라…100달러도 위태
뉴욕증시의 새해 출발이 썩 유쾌하지 않다. 가뜩이나 상승세를 이끌 재료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시장이 고대하는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서다. 최근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를 이끄는 고용시장의 뜨거운 분위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는 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 변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원픽' 테슬라 주가도 실망스러운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연준 '매파' 기조 강화 속 고용시장 '과열' 여전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의 관심은 온통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쏠렸다.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통해 초강력 긴축에 나섰던 만큼 새해 들어선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일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된 작년 1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지난 1년간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2023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한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위원들은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떨어진다는 확신을 제공할 때까지는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물가 상승 압력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충분히 완화됐다는 확신이 들기까진 앞으로 충분한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증권가는 연준이 사실상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연준이 물가와 더불어 통화정책 방향성을 잡는 데 중요시하는 고용지표도 여전히 과열 양상을 띠면서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민간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23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 15만3000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주간 신규 수당 청구건수(계절조정 기준)는 전주보다 1만9000명 감소한 20만4000명을 기록하면서 예상치 22만3000명을 밑돌았다.
고용시장의 과열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고 보는 연준 입장에선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명분이 생긴 셈이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고용지표 모두 예상치와 전월 수치보다 강한 수준을 보였다"며 "증시에서 연준의 긴축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테슬라가 어쩌다…100달러도 '위태'
서학개미들이 '애정하던' 테슬라는 갈수록 '애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5일 테슬라는 전날보다 3% 가까이 떨어지며 110.3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021년 11월8일 달성한 최고가와 비교하면 무려 73%나 떨어진 수치다. 400달러를 넘나들던 테슬라 주가는 이제 100달러 붕괴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 인수 이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잇따른 자사주 매각과 그로 인한 경영 소홀 의구심에 더해 지난주에는 작년 차량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겼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인도량보다 8.5% 많은 44만대의 차량을 생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이 인도량을 5만6000대 가까이 웃돌면서 재고가 불과 1년 새 4배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는 중국 전기차업체와 더불어 현대기아차, BMW, GM, 포드, 폭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이 라인업을 늘리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이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테슬라의 장기 성장성에 기대를 걸면서 저가 매수에 나서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미국 증권사 에드워드 존스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이 증권사는 "전 세계적인 탄소배출 규제 등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지만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역시 "일부 비관론자들의 예상과 달리 테슬라 주가는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향후 5년 내 1500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김기훈 (core81@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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