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고정간첩 잡아라… 이류 첩보원 ‘느린 말’들의 일류 작전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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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직원들에게 막말을 쏟기도 한다.
이들은 '느린 말들(Slow Horses)'로 불린다.
무슨 이유인지 그는 지저분한 사무실에서 '느린 말들'을 관리하는 일로 이력을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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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애플TV 바로 보기 | 6부작 | 15세 이상
영국 런던. ‘슬라우 하우스’라 불리는 허름한 건물에 여럿이 근무한다. 직원들은 서로에게 까칠하다. 사무실 팀장은 최악이다. 줄담배를 피우고 위스키를 종종 들이켠다. 직원들에게 막말을 쏟기도 한다. 직원들은 굴욕을 참아낸다. 이들은 모두 MI5 요원. 업무 능력 부족 또는 알코올 중독, 불륜 등 불미스러운 일로 본부에서 쫓겨난 이들이다. 언젠가 다시 정예요원으로 복직하리라는 희망 고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이들은 ‘느린 말들(Slow Horses)’로 불린다. 즉, 낙오자들이다.
①러시아 갑부와의 비밀 회담?
불량 요원이라고 하나 하나하나 대단한 능력을 지녔다. 리버(잭 로우던)는 남다른 무술 실력을 갖췄다. 매사 냉소적인 로디(크리스토퍼 청)는 컴퓨터로 뭐든 가능한 해커다. 특히 팀장 잭슨(게리 올드먼)은 MI5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무슨 이유인지 그는 지저분한 사무실에서 ‘느린 말들’을 관리하는 일로 이력을 마무리하려 한다. 드라마는 냉대받는 요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즌1이 납치 조작사건을 바탕으로 MI5 내부 암투를 그린 것에 비해, 시즌2는 러시아 고정간첩과의 대결을 그린다. 영국 정부가 런던에 망명 중인 러시아 갑부와 비밀 회담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음모가 6부작을 관통한다.
②미워하는 척 서로를 위하는 요원들
슬라우 하우스 요원들은 외관상 서로를 싫어한다. ‘나는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 ‘너희와는 다른 종족이다’라는 생각을 무뚝뚝함과 불친절로 드러낸다. 함께 일하게 되면 가시 돋친 말로 상처 주기 일쑤다.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첩보 전쟁 속에서 손과 발이 맞지 않을 듯한 불량 요원들이 작전 수행을 제대로 해낼까.
드라마는 ‘루저’ 요원들이 티격태격하다 잭슨의 지도력으로 똘똘 뭉쳐 사건을 해결해 가는 모습을 그리며 재미를 빚어낸다. 여러 캐릭터들이 눈길을 끌지만 잭슨은 특히 도드라진 인물이다. 그는 팀원들을 괴롭히는 악질 상사 같으나 속내는 다르다. 오랜 경험과 예민한 감각을 바탕 삼아 위기에 빠진 팀원들을 구한다.
③속고 속이는 첩보세계의 맛
첩보물에서는 누가 적이고 친구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수수께끼 같은 사건이 벌어지고는 한다. ‘슬로 호시스’는 첩보물의 전형성을 따른다. MI5 안에서도 배신자가 있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료를 위기에 몰아넣는 냉혈한이 있다. 암투를 벌이다가도 각자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는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슬로 호시스’는 여기에 조직으로부터 버림받은 불량 요원이라는 변수를 더한다. 알고 보면 일류 요원 못지않은 이들이 분투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뷰+포인트
최근 애플TV플러스가 선보인 드라마 중 가장 완성도 높다. 6부작을 죽 이어서 봐야 할 만큼 재미까지 있다. 시즌 3, 4 제작이 확정됐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잭슨 역할의 게리 올드먼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잭슨의 냉소적인 말투, 차가운 유머만으로도 눈길을 잡는다. 영국 내에 침투한지 오래된 러시아 첩보원의 암약이 시사성을 띠기도 한다. 냉전 종료 이후 한동안 존재를 드러내지 않다가 활동을 재개한 러시아 첩보원은 2020년대 자유 세계를 다시 위협하게 된 러시아를 은유한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100%, 시청자 95%
***한국일보 권장 지수: ★★★★☆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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