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 없는 삶 [헐크의 일기]

김동영 2023. 1. 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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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감독. 사진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스포츠서울] 2014년 11월 12일. 처음 라오스로 건너가 재능 기부를 통해 야구를 전파한다고 할 때 모두가 “미쳤다”, “불가능하다”, “무모하다”, “바보 같은 행동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관심과 우려 속에 시작된 라오스는 지난 10년 동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야구가 보급됐다. 야구를 통해 많은 젊은이들은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할 때 미련스럽게 도전했던 것이 이렇게 놀랍도록 라오스에서 야구가 발전했고 또 많은 청소년들에게 야구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숱한 어려움과 난관들이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않고 지금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며 전진했던 것이 이런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8년이란 긴 시간을 보내고 2021년 3월말에 또 다시 베트남으로 건너가 야구를 보급 시키겠다는 말에 주위 사람들은 많은 우려를 표했다. “왜 스스로 이 어려운 시기에 또 다시 힘든 길을 가느냐”는 걱정도 많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연 이번에도 잘 해낼 수 있을거야”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들었다.

쉬운 일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은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이 세상에서 가치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또 어렵지만 가치있는 일을 누군가가 해낸다면, 그 일은 결코 다른 이들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을 도전하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

처음 라오스에서 야구를 전파할 때만 해도 나 또한 내심 “이 일이 가능할까? 내가 왜 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일에 무모하게 도전하고 있는걸까? 누군가의 이목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닐까?”하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했던 일들이 10년이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처음 생각했던 기대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라오스에서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때 정말 무모할 정도로 도전한 끝에 기적적인 일을 만들었다.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라오스 때와 비슷하게. 대부분 희망적인 이야기보다는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도배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던 라오스에서도 당당하게 일어섰는데 라오스보다 훨씬 모든 여건이 좋은 베트남에서 야구를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갖고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 베트남에서 야구를 전파하고 야구협회를 만들고 베트남 최초로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뽑아 아시아 대회와 세계 무대로 보내는 일들이 불가능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한 번 경험한 일이기에 베트남도 반드시 라오스처럼 성공적으로 잘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시작했다.

이렇게 지난 2019년 12월30일 이장형 선생과 함께 시작한 일들이 지난 2021년 4월10일 베트남 최초로 야구협회가 설립이 됐고 또 돌아오는 2월말에 라오스에서 있을 국제대회인 ‘DGB 인도차이나반도 국제대회’에 국가대표 팀을 이끌고 당당하게 출전하게 됐다.

베트남에 야구협회만 설립이 되면 모든 일들이 다 끝날 것만 같았지만, 나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베트남 야구는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때다.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숱한 어려움과 역경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한 번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가지고 베트남 야구를 위하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친다면 세계 사람들이 베트남 야구에 놀라며 찬사를 보낼 날이 꼭 오리라 믿는다.

도전하지도 않고, 도전하더라도 중간에 포기하면서 ‘불가능’이라 한다. 내 인생철학인 ‘Never ever give up’ 같은 마음만 갖고 있다면 언젠가는 우리들이 목표한 일들을 반드시 이루어지는 그날이 올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인도차이나 반도에 야구를 보급하는 일들을 마음에 품고 남은 인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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