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좀" 종일 들락날락…추위와 함께 찾아온 '빈뇨' 고통 줄이려면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본격적으로 추워지면 시도 때도 없이 소변이 마려워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겨울철에는 땀으로 나가는 수분이 적기 때문에 그만큼 소변량이 많아지기도 하고, 전신의 근육이 수축되고 체온을 유지하는 에너지 소모가 늘어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자주 보게 된다. 특히 평소 전립선염이나 방광질환이 있는 분들은 지금 같은 추운 계절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보통 성인은 하루 중 낮에는 4~6회, 밤에는 0~1회 정도 소변을 보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하루 10~15회 이상 소변이 잦으면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고통을 겪게 된다. 외출이나 등산이 어렵고 언제 화장실을 가야 할지 몰라 고속버스 같은 장거리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겁난다. 온통 화장실 가는 것에만 신경을 쓰니 집중력이 떨어지고 극도의 심리적 불안 때문에 생업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고 호소한다. 이렇게 소변이 자주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게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정상적인 방광은 소변이 일정 수준(250~300㎖ 정도)으로 차오르면 뇌에 배출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전립선과 방광에 염증, 방광의 기능과 탄력성이 떨어진 상태, 스트레스 과로 등 심신의 면역력 저하가 겹치면 방광 기능이 약해지며 소변 배출 메커니즘에 이상이 생겨 수시로 요의(尿意)를 느끼게 된다. 통상 빈뇨라고 진단을 내리는 기준은 배뇨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 하루 10회 이상 화장실을 찾는 경우다. 이 정도면 주야간 거의 매시간 화장실을 찾는 상황이며, 자주 화장실을 가는데도 막상 소변을 시원하게 배출하지는 못하는 상태다.
잦은 소변 증세, 즉 빈뇨는 세균 감염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방광에 염증이 있거나 방광 기능이 약해져 있는 경우 흔히 나타난다. 특히 간질성방광염 등 만성 염증으로 방광이 섬유화되면 통증과 잦은 소변 증세에 시달리게 된다. 최근 2·30대 여성에게 많은 과민성방광은 염증이나 세균 감염 없이도 과도하게 방광이 민감해져 빈뇨 증세가 심해지기도 한다.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전립선비대증이나 만성전립선염 등 전립선 질환 또한 빈뇨가 주요 증상 중 하나다. 필자가 전립선질환과 방광질환자 695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45%가 주간 빈뇨를, 35.4%는 야간 빈뇨로 고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빈뇨는 전립선과 방광질환의 대표적인 증세다.
정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빈뇨 증세가 심하면 원인 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개 방광에 섬유화가 진행되고 신장이나 방광 등 배뇨 관련 장기 기능이 나빠졌기 때문인데, 결국 이를 해결해야만 소변 증상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 특히 남성들의 고질병인 만성전립선염은 항생제나 배뇨제 같은 약물 치료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인삼, 황기, 복분자와 오미자는 소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며 금은화, 포공영 등 전통 약재는 천연 항생제로 불릴 만큼 강력한 항염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자연 약재를 활용하면 전립선염과 만성방광염의 직접적인 치료는 물론 신장과 방광의 회복과 소변 기능을 근본적으로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빈뇨로 고생하는 분들은 겨울철 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추워지면 쉽게 요의(尿意)를 느끼고 소변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겨울철 빈뇨의 고통을 줄이려면 몸을 따뜻하게 해 회음부 주변과 복부, 골반 근육을 이완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반신욕이나 온열 찜질이 도움이 된다. 이뇨 작용이 강한 음식물을 삼가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저녁 9시 이후에 물, 음료, 커피, 술 등을 많이 섭취하면 야간에 배뇨 활동이 일어나 수면을 방해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연말연시에 술자리가 늘어나는데, 술은 수분이 많고 염증성 질환인 전립선염이나 방광염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소변 증세로 고생하는 사람은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손기정 일중한의원장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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