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이재오 “나경원, 관료든 출마든 하나만 해야”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재오 전 의원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현직 유지와 당대표 출마 중 “한 자리에만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6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 없이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가 대통령실이 즉각 아니라고 부인했다. 혼자 튀어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정책 발표는 집행 책임이 없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지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다. 정부의 신뢰를 추락시키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어느 자리든 한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장관급인 부위원장직을 유지하며 관료로서 충실하던지, 그만두고 나와 당대표로 출마하던지 택하고 행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같은 날 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부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공직에 충실해야지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맨날 당 행사에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대통령)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대표로) 나갈 생각이 있으면 그만두고 뛰어들든지 아니면 당에 얼씬도 안한다고 하든지 해야지 정부랑 협의도 안하고 불쑥 애 셋 이상 낳으면 어떻게 한다? 그러니까 대통령실이 황당해 그 이야기를 한 것 아니냐”며 “이는 대통령실이 일거에 ‘당신은 안된다’고 잘라버린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브리핑을 열어 “나 부위원장의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해주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정부 정책과 무관하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나 부위원장의 전날 기자간담회 내용을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부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당권 행보에 불만을 표시하고 선제적으로 ‘윤심’(윤 대통령 의중)에 나 부위원장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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