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항 최초 CES 간 인천공항의 야심 "외관 유리벽 전광판으로 활용할 것"
메타버스 길 안내·증강현실 출입국 체험 선보여
김경욱 사장, UAM·생체인식·디스플레이 기술 탐색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현장. 가상 공간과 현실을 이어주는 메타버스 전시장 한편에 낯익은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글로벌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 바로 맞은편에 자리해 많은 관람객이 오가는 이곳은 인천국제공항 전시관. 가전 회사도, IT 기업도 아닌 인천공항은 CES에 참가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을까.
"스마트폰으로 에어롭 도움 받아 출입국 과정 체험"
인천공항은 전 세계 공항 중 CES에 처음 출전한 공항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그것도 '신인 참가자'치고는 목 좋은 공간에 부스를 차렸다. 전시장 안에는 실제 인천공항 검색대와 출국장을 본뜬 구조물과 공간정보 취득 로봇 '에어롭'이 눈길을 끌었다. 에어롭을 바라보던 한 외국 관람객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자율주행 로봇인가(self driving robot)?"라고 묻기도 했다.
에어롭은 인천공항이 추구하는 미래 서비스의 핵심이다. 인천공항 측은 ①직접 공항을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출입국 과정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와②공항 이용객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면 현실을 본뜬 메타버스 공간에서 길 안내를 해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용객들은 빠르면 올해 안에 이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인천공항이 CES에 참가하면서 메타버스 전시관에 부스를 차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에어롭은 공항 곳곳을 돌아다니며 메타버스와 증강현실(AR) 공간 구축에 필요한 정보들을 모았다. 로봇 기술과 메타버스, AR 기술이 공항 서비스를 만나 결합한 사례다. 전시관 한쪽 벽면에는 공항 활주로와 비행기가 3차원(3D) 형태로 구현된 미래 관제실도 볼 수 있었다.
"안주하면 낙오...1년 전 CES 참가 결정하고 착실히 준비"
이날 CES 현장에서 만난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이야말로 IT 기술의 집합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공항이 CES에 참석한 이유를 두고 "①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알리고 ②공항 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찾기 위한 최고의 행사"라고 평가했다.
1년 전 직접 CES 참가를 결정하고 관련 준비를 지휘한 김 사장은 공항 서비스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모빌리티, 생체인식, 내비게이션 기술에 주목하고 있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기술은 김 사장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분야 중 하나였다. 인천공항의 바깥은 전부 유리로 지어졌는데, 현재까지 유리벽면이 눈에 띄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유리벽에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해 하나의 거대한 전광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유리벽면이 디스플레이가 되면 공항 홍보에도 활용할 수 있고 여러 안내 사항을 전달할 수도 있다"면서 "CES에 와 보니 LG, 삼성 같은 국내 기업들 디스플레이 기술 수준이 확실히 뛰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첨단 기술을 통해 인천공항의 세계 1위 공항 왕좌를 지키겠단 포부도 내놨다.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실시하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에는 ACI로부터 고객경험인증제 최고 등급인 5단계 인증을 받으며 '5성급 공항'이 됐다. 이 제도는 호텔의 등급을 나누듯 공항 경쟁력을 고객이해, 전략, 운영개선, 협업체계, 서비스혁신 등 8개 영역으로 나눠 평가하는데, 5단계 인증을 받은 것은 인천공항이 세계 최초다.
김 사장은 "인천공항이 지금 1등이라고 안주하면 언제든 낙오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빨리빨리 적용해 서비스 수준을 계속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이 세계 최초로 CES에 참가한 공항인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공항서비스 기술력을 제대로 알리겠다"며 "CES에서 경험한 첨단 기술 정보를 바탕으로 글로벌 허브공항 경쟁에서도 승기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라스베이거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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