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억 돌파 눈앞, 데뷔 13년 만에 예비 FA…"욕심은 끝 없어요"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선수마다 욕심은 끝이 없어요. 연봉이 3년 연속 올랐다고 해도 야구는 계속 해야 하잖아요. 욕심을 가져야 하고, 잘해보려고 비시즌에도 준비를 열심히 하는 거니까요."
두산 베어스 마무리투수 홍건희(31)는 6일 잠실야구장을 찾아 개인 훈련을 했다. 해마다 겨울이면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하는데, 올해는 조금 더 심혈을 기울여 몸을 만들고 있다. 2023년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을 때 만족스럽게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다. 2011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1군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걸려 데뷔 13년 만에야 자격 요건을 갖췄다.
홍건희는 202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한 뒤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연봉 상승 곡선이 말해준다. 2020년 KIA와 마지막으로 협상한 연봉이 5300만원이었는데, 두산에서는 2021년 1억1000만원, 2022년 2억5000만원으로 크게 뛰어올랐다. 2021년에는 65경기에서 6승, 17홀드, 3세이브, 74⅓이닝, 평균자책점 2.78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면서 팀 내 불펜 고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고과를 잘 챙겼다. 김강률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로는 마무리투수로 쭉 시즌을 치렀다. 58경기에서 2승, 18세이브, 9홀드, 62이닝,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불펜 투수 중에서는 신인왕 정철원에 이어 고과 2위에 올랐다. 당연히 연봉 인상 대상자가 됐고, 꿈의 숫자 같았던 연봉 3억원 돌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홍건희는 "지난해는 팀 성적(9위)이 아쉬웠지만, 두산에 와서 3년 동안 계속 연봉이 인상되고 있으니까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가 마무리투수를 맡은 뒤로 팀 승리 기회가 줄어서 자주 마운드에 서진 못했다. 나는 체력이 장점이라 자주 나가서 많이 던지는 것을 선호했는데, 마무리라는 자리는 긴 등판 간격도 고려해야 하더라. 또 하나는 패전(9패)이 많아서 아쉬웠다. 올해는 이런 점들을 신경 써서 더 집중해서 잘 넘겨보려 한다"고 했다.
새해에도 마무리투수를 맡을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구체적인 구상은 모두 호주 스프링캠프 이후로 미뤄뒀다. 정철원이 마무리투수에 도전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홍건희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홍건희는 "(정)철원이는 지난해 검증이 된 선수다. 내가 마지막까지 마무리투수를 맡긴 했지만, 고정적인 자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좋은 선수가 좋은 자리에 가는 것이다. 후배라고 해서 나보다 안 좋은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이 될 수도 있고, 철원이가 마무리가 되면 선배로서 축하할 것이다. 내가 마무리를 맡아도 방심하지 않을 것이다. 선의의 경쟁으로 시너지효과가 나면 팀에도 좋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더 컸지만, 이제는 '클로저'라는 타이틀에 정이 들었다. 홍건희는 "갑자기 마무리투수가 되면서 부담감이 있었다. 하면서 적응을 했다. 경기 제일 마지막에 나가서 승리를 지키는 투수니까.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끼는 자리다. 계속 나가서 내 퍼포먼스를 보여주자고 컨트롤을 했더니 편해진 것 같다"며 "새해에는 안 아프게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지난해보다 패전을 줄이고, 평균자책점을 낮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홍건희가 투수 조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확정되면 2021년부터 3년째 투수조를 이끄는데, 본인과 동료들 모두 만족도가 높다.
홍건희는 "캠프에 가면 정해질 텐데, 지금 분위기면 조장을 맡을 것 같다(웃음). 어릴 때부터 어려운 선배가 아닌 어린 후배들이 편하게 다가오는 선배가 되는 게 목표였다. 후배들이 편하게 대하는 선배가 된 것 같아 좋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투수 조장을 맡은 뒤로는 '나'가 아닌 '우리'를 살필 때 보람을 느낀다. 홍건희는 "조장은 전체를 다 봐야 하니까 팀 분위기나 투수 전체를 많이 보게 된다. 조장을 맡지 않으면 개인만 생각할 수도 있는데, 팀의 분위기를 읽으려고 하게 된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말 안 듣는 후배는 김명신을 무조건 포함하고 싶다. 쓸데없는 말을 자주 한다(웃음). 진지하게는 경험이 없고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개개인이 잘하려고 해야 투수들 성적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서로 잘하려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운드 안팎에서 책임이 커진 만큼 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 구슬땀을 흘리려 한다. FA 결과는 노력한 만큼 따라올 것이라 믿고 있다.
홍건희는 "FA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가능한 신경 안 쓰려고 한다. 똑같이 부상 안 당하게만 준비하면 될 것 같다. FA가 아니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은 똑같지 않나. 되든 안 되든 운명에 맡긴단 느낌으로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낸 홍건희는 두산 팬들을 향한 새해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팬들께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계속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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